[올림픽] '단체전 전원 입상' 펜싱 저력 끄집어낸 훈련 프로그램의 힘
[올림픽] '단체전 전원 입상' 펜싱 저력 끄집어낸 훈련 프로그램의 힘
  • 승인 2021.08.0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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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단체전 전원 입상’ 펜싱 저력 끄집어낸 훈련 프로그램의 힘





2020 도쿄올림픽을 단체전 ‘전원 입상’으로 마무리한 한국 펜싱의 남녀 사브르, 남녀 에페 대표팀은 모두가 올림픽 메달에 도전할 만한 기량을 갖춰 온 팀이다.

남자 사브르는 2017∼2019년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3연패를 달성하며 부동의 랭킹 1위를 지켜왔고, 여자 사브르와 에페는 세계랭킹 4위, 남자 에페는 5위로 월드컵에서 여러 차례 메달권에 진입하며 올림픽을 준비해왔다.

이번 대회에서 남자 사브르는 2012년 런던에 이어 9년에 걸친 대회 2연패(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는 종목 제외)를 이뤘고, 여자 에페는 9년 만에 결승에 진출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남자 에페와 여자 사브르는 동메달로 사상 첫 올림픽 단체전 시상대에 서는 기쁨을 누렸다. 한국 펜싱이 단체전 4종목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딴 것부터 처음인데, 모두가 다 메달을 가져갔다.

2012년 런던 대회 때의 3개(남자 사브르 금메달·여자 에페 은메달·여자 플뢰레 동메달)가 이전까진 최다 기록이었다.

세계적인 선수에게도 중압감이 남다르다는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입상할 정도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엔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이 뒷받침됐다.

2018년부터 펜싱 대표팀을 지원하는 이진석 스포츠정책과학원 선임연구위원 팀은 올림픽을 준비하며 지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개발한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위원은 “불빛 센서와 수건, 테니스공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펜싱에서 필요한 눈과 손의 조정력, 잔발 치기 등을 단련할 수 있도록 했다. 이탈리아나 프랑스 등 펜싱 강국의 사례도 참조해 우리에게 맞게 만들어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불빛을 활용한 훈련은 선수들의 호응이 좋았다고 이 위원은 귀띔했다.

펜싱 대표팀만을 위한 체계적인 몸풀기도 도입했다. 단순히 스트레칭이나 조깅 같은 동작이 아닌, 펜싱 동작을 접목한 웜업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위원은 “대회용, 훈련용은 물론 후보 선수나 청소년 대표 선수를 위한 웜업 등으로 세분화하고 계속 개정했다”며 “펜싱의 본질을 흐리지 않으면서 부상 방지나 경기 전 마음가짐을 다잡는 효과도 꾀할 수 있어 대표팀에서도 공감을 해주셨다”고 전했다.

종목의 특성을 고려한 훈련도 빛을 발했다.

특히 9년 만의 단체전 결승 진출과 은메달을 수확한 여자 에페 대표팀의 경우 단체전 한 경기에 드는 시간도 길고 체력 소모가 큰 만큼 체력 훈련에 가장 큰 비중을 뒀다고 한다.

이 위원은 “선수들이 좋아하지 않는 ‘단내나는’ 훈련이었다”고 표현했다.

서킷 트레이닝의 경우 한 동작의 시간은 30초로 줄이되 그사이 온전히 쉬는 시간 없이 펜싱의 앙가르드(준비) 자세로 뛰게 하는 식으로 강도와 질을 높여 막판까지 담금질을 거듭했다.

단체전 준결승에서 세계 1위 중국을 무너뜨리고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획득한 이후 장태석 코치와 선수들은 고된 훈련으로 몸을 만든 게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 위원은 “여자 에페는 팀 분위기가 워낙 좋아서 선수들이 잘 따라와 줬다. 감내한 선수들이 대단하게 느껴지더라”면서 “금메달이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모두 열심히 훈련해 딴 은메달도 정말 잘했다”고 축하했다.

4명이 모두 개인전에 나가도 메달을 딸 수 있을 정도로 실력자들인 남자 사브르 대표팀의 경우 부상 방지 등에 주력했다는 게 이 위원의 설명이다.

이 밖에 이 위원 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나설 수 없거나 선수촌에 들어갈 수 없을 땐 소속팀 등으로 직접 ‘찾아가는 보강 훈련’도 진행하는 등 세심한 지원으로 단체전 전원 메달 획득에 단단히 한몫했다.

이 위원은 “대표팀이 이번 올림픽에서 전반적으로 단체전에 주안점을 두고 출전권 확보부터 노력을 많이 했다. 선수들의 노력이 다 한 것이지만, 저희도 기여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니 보람이 느껴진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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