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
[신간]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
  • 석지윤
  • 승인 2021.08.0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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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한 어머니를 AI로 다시 만난다면…
‘헌신의 표상’ 어머니 경계 너머
한 여성으로서 굴곡진 삶 탐구
뻔한 신파 벗어난 신선한 소재
나보다어렸던엄마에게
정진영 지음/무블출판사/ 304쪽

소설의 테마는 ‘어머니’다. ‘어머니’라는 테마는 소설의 소재이자 주제로 종종 사용되어 왔지만, 보통 당위적인 사랑과 헌신의 존재일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책에서 주인공이 찾아가는 어머니의 옛 흔적에서 발견하는 것은 ‘지금의 나보다 어렸던 시절’을 간직한 어머니의 삶, 그 자체다.

주인공은 첫 장편소설로 1억 원 상금의 문학상을 타며 화려하게 데뷔한 소설가지만, 그 이후 이렇다 할 작품을 선보이지 못하고 가난에 허덕이다 대필작가로 전락한다. 그러다 대기업 회장의 자서전을 대필한 일로 HT 홍보실 영입 제안을 받지만 입사 신체검사에서 대장암 4기 판정을 받게 된다. 대장암 판정을 받고서 범우는 오랜 세월 묻어두고 살았던 어머니의 죽음을 떠올린다. 13년 전, 그가 사법고시에 번번히 떨어지고 오래 사귀었던 여자친구에게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받았던 그 시절, 그의 어머니는 그와 다투고,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창밖으로 투신해 자살했다. 주인공은 그런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과 원망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살아왔다.

그런데 예상 밖에도, 회장은 대장암 환자인 그에게 입사해 회사의 지원을 받아 치료할 것을 권유하고, 본사 연구개발센터 인공지능 연구실의 책임연구원으로 채용한다. 주인공은 그 곳에서 선임연구원인을 만나 연구실의 업무에 대한 내용을 듣게 된다. 연구원은 자신이 개발한 인공지능(AI)과 대화를 나누는데, 인공지능은 바로 연구원이 사산한 아들의 데이터로 만들어진 AI였다. 그 가능성을 이해한 후, 주인공은 업무에 도움도 될 겸, 또 자신의 오랜 의문도 풀 겸, 자신의 어머니를 AI로 재현하는 일에 참여한다. 어머니에 대한 정보가 많을수록 더 정확한 재현이 가능했기 때문에, 그는 오랫동안 외면했던 어머니의 흔적을 찾아나선다.

석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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