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보다 깊은 감동…아름다운 4위들
메달보다 깊은 감동…아름다운 4위들
  • 승인 2021.08.0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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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뛰기 우상혁 한국신기록
다이빙 우하람 역대 최고 순위
역도 한명목 1㎏로 메달 놓쳐
연패 당한 야구는 씁쓸한 마감
메달은없지만진한감동의4위
직관은 없다. 거리응원도 없다. 오직 ‘집관’만 가능했던, 코로나 19 위협 속에 치러진 이상했던 도쿄올림픽. 우리에겐 메달보다 진한 감동을 안겨 준 4위의 그들이 있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아쉬움 남긴 여자배구(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근대5종에서 자신을 일깨우는 정진화, 배드민턴 여자복식 이소희-신승찬, 한국신기록으로 올림픽 4위를 한 높이뛰기 우상혁, 체조 차세대 간판 류성현, 남자 탁구 대표팀, 25m 속사 권총 한대윤, 다이빙 3m 스프링보드 우하람, 역도 이선미. 연합뉴스

올림픽 무대에서 가장 아쉬운 성적은 4위일 것이다.

1∼3위를 한 선수들은 금·은·동메달을 목에 걸고 길이길이 이름을 남긴다.

반면 4위 선수는 메달 없이 빈손으로 돌아가야 한다.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히기도 한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은 총 12종목에서 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누구나 마음속에 ‘저장’해둘 만한 감명 깊은 4위가 많았다.

‘배구 여제’ 김연경(33·중국 상하이)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여자 배구 대표팀은 8일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르비아에 세트 스코어 0-3으로 패해 최종 4위로 올림픽 일정을 마쳤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하리라 마음먹은 김연경의 마지막 올림픽 경기였다.

김연경뿐 아니라 모든 선수가 투혼을 불태운 덕분에 한국 여자 배구는 ‘8강 진출’이었던 당초 목표를 초과 달성해 4강까지 올랐다.

숙적 일본은 물론, 한 수 위 전력인 터키까지 꺾은 배구 대표팀은 하나로 뭉친 힘을 보여주는 감동을 줬기에,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어도 박수를 받았다.

‘아름다운 4위’로 육상 높이뛰기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을 빼놓을 수 없다.

우상혁은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 35를 넘어 4위를 차지했다.

메달을 아깝게 놓친 자리였지만, 우상혁은 밝은 표정으로 모든 순간을 즐기는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줬다.

충분히 가치 있는 기록도 남겼다. 4위는 한국 육상 트랙&필드 최고 성적이고, 2m 35는 한국 높이뛰기 신기록이다.

우상혁은 “쿨(cool)하게 떨쳐버리고 다시 도전하면 즐거움이 찾아올 것”이라며 4위 아쉬움을 드러내기보다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수영 다이빙의 우하람(23·국민체육진흥공단)도 의미 있는 4위를 거뒀다.

우하람은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에서 4위를 차지하면서 한국 다이빙 역사상 올림픽 최고 순위를 갈아치웠다.

우하람은 “이번에는 4위 했으니 다음번에는 한 단계 더 올라갔으면 좋겠다”며 2024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다이빙 최초 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배드민턴에서는 감동적인 4위가 나왔다.

여자복식 이소희-신승찬(이상 27·인천국제공항)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동료인 김소영(29·인천국제공항)-공희용(25·전북은행)에게 패해 4위를 거뒀다.

경기 후 선수들은 눈물바다를 이뤘다. 이소희-신승찬은 미안해하는 김소영-공희용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며 동료애와 페어플레이 정신을 보여줬다.

근대5종에서도 4위를 기록해 눈물을 보인 정진화(32·LH)도 동메달을 목에 건 전웅태(26·광주광역시청)를 끌어안고 축하해줬다.

정진화는 “4등만큼은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결국 그 4등의 주인공이 내가 됐다”면서도 “그래도 다른 선수 등이 아닌, 웅태 등을 보면서 결승선을 통과해서 마음이 좀 편했다”는 감동적인 소감을 남겼다.

사격 남자 25m 속사권총 4위를 차지하며 이 종목 한국 최고 기록을 쓴 한대윤(33·노원구청)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제가 조금이나마 속사권총을 알리는 데 거름이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도쿄올림픽 4위로 파리올림픽 기대를 높인 유망주들도 쏟아졌다.

사격 10m 공기소총 혼성 단체전 4위 남태윤(23·보은군청)-권은지(19·울진군청), 역도 여자 87㎏급 4위 이선미(21·강원도청), 체조 남자 기계체조 마루운동 4위 류성현(19·한국체대)은 각 종목 ‘차세대 에이스’로 떠올랐다.

1㎏ 차이로 동메달을 놓친 역도 남자 67㎏급 4위 한명목(30·경남도청)도 파리올림픽에서 설욕하겠다고 다짐했다.

탁구는 ‘한일전’으로 열린 남자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해 4위를 기록했다. 탁구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노메달에 그쳐 아쉬움이 남았다.

다만 팬들에게 씁쓸함을 안겨준 4위도 있다. 바로 야구 대표팀이다.

한국 야구는 올림픽 ‘디펜딩 챔피언’임에도 이번 대회에서 일본, 미국, 도미니카공화국에 연달아 패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며 4위로 마감했다.

팬들은 야구 대표팀의 성적을 ‘그래도 잘한 4위’가 아닌 ‘요코하마 참사’로 기억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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