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류가 기피 않고 선호하는 음식, 닭고기 수프
모든 인류가 기피 않고 선호하는 음식, 닭고기 수프
  • 김종현
  • 승인 2021.08.1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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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음식 세계로> - (28) 소울 푸드
한국, 닭고기로 다양한 요리
인삼 등 넣고 보양식 만들어
중국, 모든 음식에 닭고기 국물
사천지역 마라탕, 삼계탕과 쌍벽
프랑스, 윌계수·백리향 등 넣고
육수 만들거나 맑은 국 조리
독일, 당근·향신료·허브식물에
국수 넣어 초계면처럼 요리
소울푸드
1960년 후반 미국 남부지역에서 영혼음식운동(soul food movement)이 일어났다. 그림 이대영

우리나라에서는 닭고기로 다양하게 요리를 하는데 탕(湯,stew)으로는 인삼, 대추, 찹쌀 등의 부식재(副食材)를 넣어 보양식을 만들어 먹는다.

가장 간편하게는 닭 칼국수 혹은 초계국수(醋鷄麵)가 있다. 닭고기음식은 비교적 저지방식(relatively low fat food)이다. 수프요리를 한 뒤 식히면 지방층이 형성되므로 지방을 제거한다. 수프에서 뼈를 오래 삶으면 산성(酸性) → 조리면 칼슘함량이 증가해 중성(中性)이 된다. 중성에선 지방분리(脂肪分離)가 생기지 않는다.

옛날 시골에서는 감기, 독감 혹은 몸살이 나면 민간전통요법으로 약탕관에 약병아리탕(藥雛湯)을 고아먹었다. 2000년 미국 오마하 네브래스카대학 메디컬센터에서 ‘닭고기수프가 체외염증반응 억제효과가 있다(effect of chicken soup on the inflammatory response in vitro)’고 발표해 항염증효과와 질병증상일시적 완화효과를 입증했다. 그러나 2007년 뉴욕타임지(New York Times)에선 실제로 의미 있는 영향이 아니라고 했다. 기관지염 및 호흡기 감염환자에게 사용하는 아세틸 시스테인(acetylcysteine)과 유사한 아미노산 시스테인(amino acid cysteine)이 닭고기수프에 포함되어 그런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지금도 유대인들은 페니실린 대용으로 닭고기수프를 먹는다. 그래서 유대인 페니실린(Jewish penicillin)이라고 말하고 있다.

닭고기수프에 대한 다양한 문화를 살펴보면 : i) 15억 인구를 가진 중국은 모든 음식은 닭고기국물을 기반으로 하다시피 한다. 전형적인 치킨수프는 오랜 암탉에다가 생강, 파, 후추, 간장, 막걸리(rice wine) 및 참기름 등을 가미한다. 갓 잡은 암탉에다가 인삼, 마른 구기자(dried goji), 생강뿌리와 다양한 향채를 넣어 푹 고아서 이를 갖고 다양한 버전으로 음식을 만든다. 사천(四川)지역의 매운맛이 특징인 마라탕은 우리나라의 삼계탕과 쌍벽을 이룬다. 여기엔 매운맛 향신료 ‘화초(花椒, hwajiao)’가 사용된다.

ii) 일본 닭고기수프를 토리지루라고 하며, 다시마와 말린 참치, 뼈 없는 허벅지살, 무, 당근, 우엉, 곤약(konnyaku), 웨일스 양파, 버섯, 감자, 토란뿌리(taro root) 등의 야채에다가 조미료를 가미해서 끓인다. 돼지고기국물(butajiru, 豚汁)보다 닭고기수프 기반의 음식이 더 인기가 있다. 라면도 종종 닭고기국물을 기반으로 만든다.

iii) 프랑스인은 닭고기국물로 육수(bouillon)를 만들거나 콩소메라는 맑은 국을 만들어 먹는다. 닭고기 수프를 만들 때 월계수 잎(bay leaves), 신선한 백리향(fresh thyme), 드라이 화이트 와인(dry white wine)과 마늘을 넣는다.

iv) 이탈리아는 닭고기수프에 파스타(pasta), 카펠레티(cappelletti), 토르텔리니(tortellini), 파사텔리(passatelli)와 같은 요리를 곁들어 제공한다. 고기와 야채는 일반적으로 국물에서 제거되어 두 번째 요리(main meal)로 닭고기를 먹는다.

이어 v) 영국의 닭고기 수프(육수)엔 당근, 셀러리, 양파, 소금 및 후추가 들어가는 맑고 묽은 수프(soup)다. 치킨스프 크림(cream of chicken soup)이 최고인기다. 잉글랜드에선 스코틀랜드와 다른 버전으로 잘게 썬 닭고기와 부추로 삶은 맑고 얇은 국물(thin broth of shredded chicken and leeks)인 콕어리키수프(cock-a-leekie soup)가 대세(main stream)다.

vi)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미국스타일의 닭고기 국수수프(chicken noodle soup)가 대류다. 즉 미국과 캐나다에서 닭고기수프에 국수나 쌀이 들어가는 건 1930년대 캠벨수프회사(Campbell Soup Company) 광고에서 시작되었다. 원래는 21가지의 종류의 캠벨수프가 있었으나 국수 넣은 치킨수프가 특징이었기에 1930년데 아모스앤앤디(Amos-n-Andy) 라디오 토크쇼에서 ‘입맛 나는 한입(slip of the tongue)’ 광고를 ‘치킨누들수프(chicken noodle soup)’라고 했다. 미국 전통 닭고기수프는 늙은 암탉을 단시간에 삶아서 질기고 끈끈한(tough and stringy) 수프였다. 그러나 오늘날은 육계를 사용해 맑고 담백한 수프를 만든다.

또한 vii) 독일 닭고기 수프는 닭고기 국물에다가 당근, 향신료, 허브식물, 채소와 결이 고은 국수를 넣어서 만든다. 육수(肉水)는 큰 암탉을 삶은 ‘수프 암탉(Suppenhuhn)’이라고 하며, 가슴살 조각을 국물에 추가해서 우리나라 초계면(醮鷄麵)처럼 먹는다. 남부독일의 수제치킨수프는 향신료에다가 거친 밀가루 만두 또는 슈페츨레 국수가 첨가된 국물을 선호한다. 닭고기 국물, 닭고기 조각, 삶은 야채 및 향신료 이외에 ‘치킨스튜(chicken stew)’가 있다.

viii) 멕시코에선 라틴아메리카의 전형으로 ‘칼도 데 포어오(Caldo de pollo)’ 혹은 ‘콩소메 데 포어오(Consome de Pollo)’라는 라틴 아메리카 닭고기수프가 전형이다. 삶아 갈기갈기 찢은 닭고기 혹은 통닭고기에다가 반쪽 낸 감자, 양배추 잎 전체(whole leaves of cabbage) 등을 넣어 요리한다. 퓨전요리인 ‘칼도 틀란 페뇨’는 치킨수프에 잘게 썬 아보카도(chopped avocado), 화이트 치즈, 남미의 특유한 고추 치폴레 칠리(chipotle chile)를 고명으로 얹어 먹는다.

◇ 눈물 젖은 빵 같은 소울푸드

음식으로 동물의 뇌리에서 각인되는 맛은 음식오미(飮食五味)가 아니라 스토리 맛이다. 스토리 가운데 억울함, 서러움, 고달픔, 배고픔 등이 매운맛(辛味) 혹은 쓴맛(苦味)으로 아주 오랫동안 기억된다. 환희, 영광, 행복, 사랑 등은 단맛(甘味) 혹은 짠맛(鹽味)으로 각인되나 곧 사라지고 만다. 대영제국의 노예무역으로 아프리카에서 영국, 미국 등으로 노예들을 판매한 영국 스코틀랜드의 노예 주인들은 닭고기를 요리시키면서 내장, 닭발, 날개 등을 쓰레기통에 버리게 했다. 배고픈 노예들은 버려진 닭 뒷고기(chicken wastes)를 요리해서 먹었다.

이런 쓰레기 고기음식을 통해서 노예였던 억울함 또는 서러움을 머릿속에 각인해왔다. 1968년 마르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 Jr., 1929~1968)이 ‘나는 하나의 꿈을 갖고 있습니다(I have a dream).’라고 마지막 연설을 하다가 저격당했다. 이를 본 흑인사회에서는 울분을 삭히지 못했다. 쓰레기통에 버렸던 음식재료를 다시 요리해서 먹었던 선조들의 원혼을 회상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1960년 후반 미국 남부지역에서 바로 영혼음식운동(soul food movement)이 일어났다. 돼지 혹은 닭 뒷(쓰레기)고기는 물론 가축용 사료로 연명했던 콘 브레드(채구 bread), 허쉬퍼피(hush fish), 코로케(croquette), 메기튀김(fried catfish) 등이 영혼을 달래는 소울푸드(soul food)가 되었다.

그런데 오늘날 지구촌에서 닭고기수프를 가장 즐겨먹는 사람들은 미국사람들이다. 1970년대부터 아직까지 ‘영혼을 위한 닭고기수프(chicken soup for the soul)’라는 스토리텔링 북이 장기간 베스트셀러를 지속하고 있다. 우리말로 ‘밑져봐야 본전’ 혹은 ‘심심풀이 땅콩’이라는 의미가 ‘치킨수프(chiken soup)’다. 미국 FBI 혹은 CIA 등 국가정보정책기관에서 일상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인 ‘치킨수프 프로젝트(chicken soup project)’가 있다. 백인들도 유대인의 페니실린(Jewish penicillin) 혹은 ‘밑져 봐야 본전인 보양식(nothing-to-loss health food)’으로 닭고기수프를 즐기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고급관료들이 한국 삼계탕 등의 닭고기 수프를 즐겨 찾아먹고 있다.

사실, 세계여행에서 음식을 맛 본 경험으로 보면 폴란드(Poland)의 ‘닭고기 맑은 국’인 ‘로수스쿠리’가 입맛에 딱 맞았다. 미국에는 쌀이나 파스타를 넣어 끓인 치킨라이스 수프(chicken rice soup)와 치킨누들 수프(chicken noodle soup)가 동양인 입맛에도 맞다. 오스트레일리아(Australia) 영화 ‘그녀가 사라졌다(I Met A Girl)’에서 조현병환자인 데본(Devon)은 연인을 찾아 전국을 헤매는 동안 온전한 정신이 없었다. 나중에 형으로부터 형수가 임신했다는 기쁜소식을 듣고, 생강닭고기수프(ginger chicken soup)를 사서 형님 댁을 방문하는 장면이 나온다.

삼라만상 가운데 ‘하늘을 나는 비행기와 땅 위의 책상을 빼고는 다 먹어치운다’는 음식천국 중국에서도 특히 사천지방(四川省)의 마라탕은 촉초(蜀椒)라는 산초를 넣기에 입안과 정신이 얼얼할 정도로 맵다. 그 매운 맛이 여행객의 여독, 감기 혹은 몸살까지 날려 버린다. 항주(杭州)의 미식이라는‘치카이지’혹은 ‘쨔오화즈(叫花子)’는 우리나라의 튀김 닭과 같다. 닭고기 수프는 아니지만 맛있는 닭요리다.

사천요리(四川料理)와 쌍벽을 이루는 광동요리(廣東料理)에서 닭고기 요리로는 간장닭이 있다. 그 요리엔 간장, 술, 소금, 설탕, 산초(花椒), 팔각, 진피, 계피, 감초 등을 넣고 달달 볶다가 닭고기를 넣고 익혀서 먹는다. 고급식당에선 물론 길거리에서도 쉽게 그 음식을 싼값으로도 맛볼 수 있다.

타이완(臺灣)에서는 지역특산물을 활용해 특유한 요리가 개발되어 중국음식을 꽃피우고 있다. 구체적인 실례로 펑후(澎湖)지역에는 곶감을 넣은 ‘곶감 닭고기 수프’, 난투(南投) 지역은 ‘찻잎 닭고기 수프(茶葉鷄湯)’가 담백하고 정갈한 별미다. 일본요리 가운데 닭고기(親)와 계란(子)을 함께 먹는‘오야코 돈부리’라는 음식이 있는데, 닭고기와 계란 수프를 ‘오야코 수프’라고 한다.

글 = 권택성<코리아미래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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