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옛날솜씨마을] 할매·할배의 한상차림·목공비법 전하는 체험마을
[김천 옛날솜씨마을] 할매·할배의 한상차림·목공비법 전하는 체험마을
  • 배수경
  • 승인 2021.08.19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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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중앙으로 흐르는 옥동천
아름다운 계곡 만월담·와룡암
정구 선생의 ‘무흘구곡’ 배경
 
대가천을 따라 형성된 산간오지마을 중에서 유일하게 들이 넓은 지역이라 붙여진 평촌리, 그 중에서도 옛날솜씨마을이라 불리는 장뜰마을은 평촌리의 세 마을 중에서 가장 큰 마을로 마을 주변의 들이 넓어 장뜰로 불린다.전영호기자
대가천을 따라 형성된 산간오지마을 중에서 유일하게 들이 넓은 지역이라 붙여진 평촌리, 그 중에서도 옛날솜씨마을이라 불리는 장뜰마을은 평촌리의 세 마을 중에서 가장 큰 마을로 마을 주변의 들이 넓어 장뜰로 불린다.전영호기자

 

2021 경상북도 마을이야기, 김천 옛날솜씨마을

김천시 증산면 평촌리는 동쪽을 제외한 3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전형적인 산촌 마을이다. 산간 오지인 증산면에서 그나마 들이 넓은 지역이어서 평촌(坪村)이라 하였다고 한다. 평촌리는 김해 김씨 · 밀양 박씨 · 성주 이씨 집성촌으로 한때 85가구에 200여명의 주민이 살았으나 현재는 31가구에 9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김천옛날솜씨마을-들
옛날솜씨마을이라 불리는 장뜰마을은 마을 주변의 들이 넓어 장뜰로 불린다.

자연 마을로는 원평촌(元坪村) · 장뜰(壯坪) · 웃가랫재 · 아랫가랫재 등이 있다. 원평촌은 청암사와 수도암으로 갈리는 삼거리에 있는 마을로 400여 년 전 부터 마을을 이루었고, 장뜰은 주변 들이 넓은 데서 비롯된 이름이며, 가랫재는 지대가 높아 항상 선선한 가을바람이 부는 마을이어서 가을재라 하던 것이 음이 변하여 굳어진 이름으로 한자로 추령(秋嶺)이라고 한다.

평촌리 마을 중앙으로는 옥동천이 흐르고 있으며, 수도계곡에는 문화 유적으로 한강(寒岡) 정구(鄭逑)선생이 말년에 머물렀던 무흘재(武屹齋)가 있으며, 한강 선생이 계곡의 절경을 노래한 무흘구곡(武屹九曲)에서 묘사한 제7곡 만월담(滿月潭)과 제8곡 와룡암(臥龍巖)이 있다.

 

2003년 농촌전통테마마을 지정
집마다 집풀 공예집·술 빚는 집…
어르신 손재주 알 수 있는 안내판
조경시설·공원·공연장 등 마련
휴식형 농촌 체험 프로그램 각광

평촌리의 마을 동쪽으로 증산면에서는 가장 넓은 농경지가 펼쳐져 있고, 벼농사를 비롯하여 양파·오미자·잎담배 등을 주로 재배하였으나, 최근에 가장 주된 작물은 콩이다. 평촌리는 2003년 10월 23일 농촌 전통 테마 마을로 지정되면서 각종 체험 시설과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농촌체험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즉 주민 각자의 옛 솜씨를 모아 농촌 체험 프로그램으로 개발 운영함으로써 기억하기 쉽고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도록 옛날솜씨마을이라 명명하였다고 한다.

체험을 위해 찾아오는 방문객들을 위해 마을 입구 약 2,644.64㎡ 터에는 조경 시설, 휴식 공원, 야외 공연장, 주차장 등이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주차장 옆 마을 입구에는 ‘자연스來’라는 로고가 새겨진 마을종합안내도와 마을의 유래에 관해 한글과 영문으로 표기한 입간판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그리고 주차장 맞은편에는 민박을 할 수 있는 곳과 다양한 특색의 이름을 가진 16개의 집 위치를 소개하는 대형 안내도가 있다.
 

김천마을이야기-입구
옛날 솜씨마을에는 집집마다 특색있고 재미있는 문구의 문패가 걸려있다
옛날 솜씨마을에는 집집마다 특색있고 재미있는 문구의 문패가 걸려있다

 

마을 안으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2013년 향토음식마을’, ‘2015년 전통고추장 체험촌’, ‘2016년 경상북도 마을이야기 박람회 우수마을’ 인증패가 붙어있는 옛날솜씨마을 운영 사무실이 있다. 그리고 마을 안으로 들어서면 영농법인의 체험사업에 참여하여 솜씨를 뽐내는 주민들의 집 앞에 정감 있는 문구와 함께 ‘집풀 공예집’, ‘사거리 정자집’, ‘술 빚는 집’ 등 주민들의 이름과 사진 등을 새겨 놓은 예쁜 안내판이 방문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김천마을이야기-아궁이
아궁이에 불을 피워 가마솥에 콩을 삶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두부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장.

옛날솜씨마을에서 운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연중 마을의 주된 생산물인 콩을 활용한 전통 손두부 만들기, 전통 떡 만들기(인절미, 송편), 약초로 만드는 석감주, 전통 고추장, 술 담기, 사찰 음식인 감자부각, 남자 어르신이 주로 하는 짚풀 공예, 누름꽃 공예(열쇠고리, 부채), 목공예(나무목걸이), 천연염색(황토) 등 매우 다양하다.

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된 지 18년째인 이 마을은 단순히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마을 어르신들의 솜씨를 체험객들에게 진솔하게 전해주고, 휴양마을, 팜스테이 등록을 통해 마을의 회원 집에서는 민박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시골 할머니 댁에 온 것 같은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하는 내실 있는 운영을 통해 마을 노인들의 소득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김천마을이야기-체험장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마을 체험장 전경. 벽면에는 마을 주민들의 사진과 그림 갤러리가 있다.

 
김천마을이야기-체험장내부
마을 체험장에서는 두부와 전통고추장 만들기 등 음식체험과 짚풀공예와 황토염색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법인 설립,어르신에 수익 배분
고령층 늘며 ‘특별 비법’ 잃을라
조리법은 프로그램화 추진 준비

마을 운영을 보다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6년 전 영농법인을 설립하고, 각종 체험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참여하신 어르신들에게 균등하게 배분함으로써 노인들의 삶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고 있다. 다만 체험활동에 참여하는 어르신들 중에는 86세인 분이 3분이 되는 등 평균연령이 76.5세의 고령으로 이들의 솜씨가 사라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고심을 하고 있다. 따라서 영농법인에서는 어르신들이 평생 갈고 닦은 솜씨가 사라지지 않게 하기 위해 조리법을 프로그램화하여 누구나 정해진 조리법을 따라 숙련만 되면 옛 맛을 재현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소박하고 감칠 맛 나는 산골'이라는 글귀와 함께 건물 벽면에 그려놓은 벽화가 정겹다.
'소박하고 감칠 맛 나는 산골'이라는 글귀와 함께 건물 벽면에 그려놓은 벽화가 정겹다.

옛날솜씨마을을 운영하는 평촌리는 증산면 소재지에서 약 2.2㎞ 떨어져 있고, 김천 시내에서도 34㎞ 떨어져 있어 약 40분 정도 걸리는 비교적 먼 곳이지만, 산업 시설이 없는 청정 자연 환경을 갖추고 있어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하는 휴식형 농촌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에는 최적의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최열호기자·이석형 객원논설위원

<우리 마을은>
 

박정미-사무국장
 

"코로나 전엔 年 1만명 방문...현재는 체험 키트 판매"...박정미 사무국장 

영농법인 옛날솜씨마을의 박정미 사무국장은 이 마을에서 태어나 인근 대도시인 대구로 나가 학업을 마쳤으며, 결혼 후에는 일본을 오가며 사업을 하는 등 워킹맘으로 열심히 생활하던 도중 치매에 걸린 노부모를 봉양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귀향하였다고 한다. 처음 귀향하였을 때에는 부모님 봉양 때문에 농촌 체험마을 운영에 큰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 가운데 초창기 활발하게 운영되던 농촌체험마을 운영이 어느 정도 정체기에 접어들게 되자, 평소 박 사무국장의 꼼꼼하고 열정적인 성품을 잘 알고 있던 마을 후배인 이장과 함께 귀향한 남편의 적극적인 권유로 9년 전부터 참여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박정미 사무국장은 일을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으로 인해 체험마을 운영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부터 체험마을 운영과 관련된 교육이 있으면 전국 어디든지 달려가 적극적으로 공부하였다고 한다. 그리하여 6년 전 솜씨마을의 체험 활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하여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였으며, 현재 마을 31가구 중 13가구가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영농법인에서는 마을의 버려져 있는 개인소유의 빈 공간을 임대하여 체험관으로 개조 운영함으로써 농촌 빈 공간의 효율적인 관리와 함께 소득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으며 현재 5개소의 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2019년까지는 매년 학생들을 중심으로 연간 10,000여명이 체험활동을 하였으나, 코로나로 인하여 2020년에는 8,000여명으로 줄었고, 금년에는 잠정적으로 체험활동을 중단하고 대신 체험 키트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옛날솜씨마을 어르신들의 든든한 지킴이인 박정미 사무국장은 하루 빨리 코로나가 끝나 마을이 다시 활기차게 운영되기를 바란다고 한다.

<가볼만한 곳>

가볼만한곳
청암사

◇청암사

경상북도 김천시 증산면 평촌리에 있는 불령산 아래 위치한 대한불교 조계종 제8교구 본사 직지사의 말사이다. 숙종의 비 인현왕후가 폐위된 뒤 이곳으로 잠행하여 극락전 남별당에 인현왕후가 머무르면서 복위를 빌었던 일로 유명하다. 1987년에는 청암사 승가대학이 설립되어 많은 비구니들이 수도하고 있다.

또한 청암사에는 ‘김천 청암사 아미타불회도’가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415호, ‘김천 청암사 신중도’가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416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청암사 대웅전이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120호, 청암사 다층석탑이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121호, 청암사 보광전이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288호로 지정되어 있다. 그리고 수도암 석조보살좌상은 보물 제296호, 청암사 수도암 동·서 삼층석탑은 보물 제297호, 청암사 수도암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은 보물 제307호로 지정되어 있다.

◇수도계곡

경상북도 김천시 증산면 수도리와 평촌리 사이에 있는 계곡이다. 수도계곡은 수도산에서 발원하여 수도리 일대를 흐르는 옥동천 상류부로 계곡 대부분이 수도리에 속하여 붙인 이름이다. 옥동천 상류부에 해당되는 수도계곡은 청암사계곡과 함께 김천시에서도 여름철 관광지로 유명한 곳으로 계곡 바닥에 기반암이 노출되어 절리, 포트홀, 하식애 등 다양한 지형이 어울려 기암 절경을 이룬다. 한강 정구(鄭逑, 1543~1620)선생이 중국 남송 시대 주희가 지은 ‘무이구곡’을 본떠 지은 ‘무흘구곡’에 나오는 아홉 개 계곡 가운데 제7곡~제9곡이 수도계곡에 포함되어 있다. 제7곡 만월담은 평촌리 장뜰마을에서 약 100m 상류부에 있으며 바위 절벽에 자생하는 여섯 그루의 소나무와 맑은 계곡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제9곡 용추는 최상류부에 있으며 용소폭포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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