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없는 삶
후회 없는 삶
  • 승인 2021.08.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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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연 시인·수필가
인간(人間)은 누구나 이중성(二重性)을 갖고 있다. 따라서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이중 잣대로 모든 사물을 재단(裁斷)하며 살아간다.

인간의 삶은 부끄러움을 알기보다는 부끄러움을 깔고 앉아 얼마나 뻔뻔하게 사느냐가 축재나 출세를 좌우하는 지도 모를 일이다.

양면의 칼을 많이 사용하는 인간일수록 가까이하면 상처를 받기 십상이다. 이들의 주관은 시시때때로 변한다. 마치 카멜레온처럼 주변 여건과 상황에 따라 주관마저 변장을 한다. 때론 정의의 편에서, 때론 사익을 위해서, 때론 불의와 타협하기 위한 수단으로 칼을 마구 휘둘러 댄다. 정도(程度)의 차이가 있을 뿐 인간(人間)은 누구나 이중성(二重性)을 갖고 있다 보니 쉽게 이중성에 길들여지고, 그 이중성이 이중인격화된 사람이 많을수록 사회는 혼란의 도가니로 빠져들게 된다.

이중인격(二重人格)은 이중성의 고착화를 의미한다. 철저히 길들여진 이중인격은 적대감을 갖고 양심에 반하는 언행도 서슴지 않는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 이들 이중인격자들이 주도하는 대로 흔들거리며 요동치고 있다.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 사회적 현상은 인간의 이중인격화(二重人格化)가 만들어낸 산물이다. 이를 되돌려 놓지 않는 한 인간의 삶은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고통의 연속일 것이다. 이중인격(二重人格)을 주지한다면, 지금 우리의 이중성에 스스로 놀라고 이중인격화 방지를 위해 최소한의 부끄러움을 유지해야 된다.

우리는 초로와 같은 삶을 살면서도 오직 내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 내 이익이 곧 정의가 돼 버렸다. 그러다 보니 내가 하면 로맨스(romance)이고 남이 하면 불륜(不倫)이라는 말은 이미 고전이고 안 들키면 사랑이고 들키면 불륜인 세상이다. 이는 일종의 정신병(精神病)이다.

정신병을 앓다 보니 모두가 불만족(不滿足)이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고 결과가 있으면 원인도 있다. 그런데 인간이 과정은 따지려 하지 않고 결과만을 중시한다.

하지만 결과가 아무리 좋아도 수단이나 방법이 잘못됐다면 그것은 옳지 못하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결과보다 과정, 즉 수단과 방법이 더욱 중요하다. 수단과 방법은 따지지 않고 오직 결과만을 중시한다면 세상은 더 이상 인간이 살 수 없게 된다.

인간의 욕망은 한이 없다. 채울수록 커지는 것이 욕망이다. 많이 살아야 100년이라는 인생, 죽을 때는 한 푼도 못 가지고 북망산으로 간다. 온갖 부귀와 명예를 뒤로하고 북망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 물질과 권세만을 쫓는 하루살이 같은 인간이 되기보다, 임종의 순간에 후회를 덜할 수 있는 삶을 추구하는 것이 후회 없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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