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나의 백신 접종기
[문화칼럼] 나의 백신 접종기
  • 승인 2021.09.0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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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국 대구문화예술회관장
지난 유월 초순경 AZ백신 1차 접종을 받은 후 약 2개월 반 만인 지난 주 초에 역시 같은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쳤다. 이제 이삼일만 있으면 항체가 형성될 것이다. 작년 초 느닷없이 닥친 코로나19에 맞서 몇몇 선진국에서 통상의 개발 속도보다 매우 빠른 시간에 백신을 만들었다. 이로 인해 지금의 난국을 헤쳐 나갈 가닥을 잡고 있다. 다만 임상 실험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지 않았느냐, 따라서 백신 접종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다.

사정상 비교적 일찍 백신 접종을 마친 어떤 분의 인터뷰 글이 일반적인 사람들의 심정을 대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봄 1차 접종에 따른 몸살이 심해 당시 며칠간 많이 힘들었다." 다행히 2차 접종에는 별다른 이상반응이 없었지만 주위에 백신 접종을 권장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사망에 이를 정도의 심각한 이상반응은 전체를 보면 극히 일부이기에 접종을 권장하는 것이 맞지만, 이상반응이 생긴 당사자에게는 100%인 만큼 무작정 믿고 맞으라고 권할 수도 없다."

지금은 그때와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아직도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지만 우리가 집단면역을 이루든 아니면 위드 코로나로 방향을 잡든, 지금 시국을 타개하는 길의 첫 단초는 절대다수 국민의 백신접종에 있다는 인식은 모두가 하고 있다. 그래서 접종예약에 애를 먹기도 했다. 다만 이처럼 백신 접종이 필수사항이 되었다면 부작용에 대한 염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역시 필수사항이 되어야 할 것이다.

나는 1차 접종 당일 저녁부터 몸살기운이 나타났다. 약을 먹지 않고 지내기에는 몸살의 강도가 제법 셌다. 특히 접종 이튿날에는 기관지가 따끔거리더니 한 두 시간 동안 숨쉬기가 불편했다. 병원을 가야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병원을 갔을 때의 그 복잡한 절차와 기다리는 불편함 그리고 가본들---이런 생각도 있어 그냥 참고 지냈다. 아무튼 1차 접종후의 부작용은 나흘간, 오후 늦게부터 잠들 때까지(잠든 후에는 인지를 못하니)제한적 시간 내에서였다. 반면 2차 접종 후에는 몸살의 강도도 더 강하지만 24시간 내내 통증이 지속되어 나를 괴롭혔다. 그리고 일주일 이상 지속되었다. 어지럼증과 두통 그리고 요로감염 같은 증상은 며칠 만에 사라졌지만 이런 여러 가지 증상이 겹칠 때는 지내기가 매우 불편했다. 몸살 이외 증상에 대해서는 인터넷을 통하여 관련 정보를 찾아보았다. 몸살은 면역반응을 유발하는, 어떻게 보면 긍정적 현상일 수도 있다니 다행으로 생각해야할까? 아마도 접종 전날부터 두통(몇 년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한 현상)이 조금 있었고, 접종당일에는 아침부터 몸살기가 있음에도 예약 변경이 힘들어 그냥 주사를 맞은 탓에 조금 길게 아팠던 것 같다. 다행히 현재는 대부분의 증상이 사라졌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언론에 보도된 백신관련 사망사고에 신경을 곤두세웠을 것이다. 특히나 젊고 건강했던 사람이 백신 접종 후 자고일어나 보니 죽었더라. 이런 소식에는 누구나 "혹시 나도---?"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게다가 중증 후유증이나 사망사고에 백신과의 인과관계는 잘 인정되지 않는다. 나처럼 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순환기 쪽에 한두 가지 질환을 가진 경우가 많다. 이런 기저질환이 있다면 더욱더 그렇다. 다들 편안한 마음으로 접종을 받겠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은 불안한 심정으로 간호사에게 팔을 맡긴다.

그렇다면 지금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백신 접종이 필수 불가결한 키워드라면 인과관계 증명에 각 개인에게 지워진 짐을 덜어 줘야 한다. 뿐만 아니라 부작용으로 인한 치료가 필요하다면 그 부담을 최대한 줄여 줘야 한다. 완벽한 백신은 아니지만 지금은 이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에 모두들 기꺼이 동참하고 있다. 이들의 불안한 심정에 함께 한다는 위안을 줄 수 있어야한다.

아무튼 나는 1차, 2차 접종 후 두 번 다 부작용을 겪었고 혼자서 끙끙대느라 꽤 힘들었다. 그래도 이런 시간을 겪고 난 후 나에게 주어지는 것은 면역 형성이다. 앞으로도 방역수칙은 여전히 잘 지켜야 하겠지만 감염에 대한 걱정은 다소간 줄어들 것이다. 일 때문에 쉽게 움직일 수는 없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일부 국가 여행도 가능하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마음에 평화와 자유를 준다. 그리고 다음 주 금요일에 개막하는 대구사진비엔날레의 주 책임자로서 찾으시는 관객들을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맞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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