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기가 끝난 물속의 암살자들
잠복기가 끝난 물속의 암살자들
  • 승인 2021.09.0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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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태 전 안동시 풍천면장
최근 환경단체에서 측정한 4대강 녹조에서, 낙동강은 청산가리 100배의 맹독성 마이크로시스틴이 무한대로 검출되었다고 한다. WHO와 미국 환경청(EPA)의 먹는 물 기준 1ppb(1/10억)의 4900배, 물놀이 기준 20ppb의 245배나 되는 충격적인 수치라고 한다.

다행히 강물 표면의 녹조층이 아닌 깊은 수심에서 취수하여 고도정수처리를 하고, 물놀이객들은 접촉을 피하여 인명피해를 방지하고 있다지만, 수중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열에 의한 대류나 태풍·지진 등에 의한 파동으로 언제든지 유입되고 접촉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근본적으로 맹독성 마이크로시스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이지영 환경보건학과교수는 녹조지역이 1% 증가하면 비알콜성간질환자 사망률이 0.3% 증가한다는 논문을 발표하였으며, 한국 4대강 유역에서도 녹조가 증가하면서 비알콜성간질환도 늘어났다고 밝혔다. 일본 신슈대 박호동 교수는 농업용수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이 1500ppb나 검출되었다면 농산물에 축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농업용수 독성은 특히 수분이 많은 채소류가 위험하며, 금강의 물놀이 시설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이 1560ppb나 검출되어, 미국 기준 20ppb의 78배로 수상스키로 물에 빠지고 헤엄치면서 마시거나 에어로졸로 호흡도 하게 되어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다. 코에서 시아노박테리아가 혈관으로 바로 흡수되면 마시는 것 보다 더 위험하며, 외국에서는 동물들이 녹조 물을 마시고 죽는 사례가 종종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물속의 암살자들은 맹독성 녹조의 마이크로시스틴 외에도 산업단지에서 유입되는 2천여 미량유해 화학물질이 있고, 제련소나 광산에서 유입되고 있는 카드뮴, 아연 등의 중금속도 심각한 상황이다. 낙동강은 중·하류의 260여 산업공단 1만7천개의 공장에서 하루에 50만 톤의 폐수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으며, 상류의 제련소와 광산에서는 치명적인 중금속이 유출되어 안동호 바닥에 퇴적되고 있다.

‘잠복기가 끝난 물속의 암살자들’은 머지않아 폭탄처럼 터져 나올 때가 되었다는 뜻이다. 창궐하는 녹조는 맹독성 마이크로시스틴을 대량으로 내뿜기 시작했고, 페놀·다이옥산 등의 미량유해화학물질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퇴적층에 쌓인 카드뮴·아연 등의 중금속은 포화상태로 흘러내리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에 대량살상의 아비규환이 벌어질지 상상도 못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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