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위탁의료기관의 현실
코로나 백신 위탁의료기관의 현실
  • 승인 2021.09.0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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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엽 이비인후과 원장 대구시의사회 공보이사
9월 4일 기준으로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자가 58% 2차까지 완료한 접종자가 34%로 집계되었다. 작년 11월 화이자 코로나 백신 개발 뉴스를 접할 때는 1년 뒤인 지금쯤이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기도 했으나 오히려 코로나는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해 2월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래 백신 수급이 불안정하여 한 때 OECD 국가중 백신 접종율 꼴찌를 달성할 정도로 접종이 지연되었으나 9월4일 60세이상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이 2차까지 완료되면서 접종율이 34%까지 올랐다.
필자도 지역에서 코로나 백신 위탁의료기관을 운영하며 매일 수십명 씩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18~49세 대상자의 1차 접종은 한창 피크에 달하고 다음주부터 50대 2차 접종이 시작되니 곧 집단면역이 달성되어 코로나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더라도 조만간 코로나 이전에 가까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가지게 된다.
8월에 발표한 Our World in Data 통계에 한국의 2차접종 완료비율은 20%에 불과해 OECD 38개국중 최하위 수준이었는데 불과 1달만에 10% 상승한 것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이는 한국의 의료체계가 전세계 최고 수준이기에 가능한 것이며 백신 수급만 원활했다면 더 빨리 접종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하고 있는 위탁의료기관의 현실은 어떠할까? 그 내막을 들여다 보면 장밋빛은 커녕 암울함을 넘어 참담하기까지 하다.
먼저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정부는 국민에게 백신선택권을 주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배정받은 60대의 경우 불만을 의료기관에 표하거나 의료기관에는 권한이 없음에도 막무가내로 백신 변경을 의료기관에 요구해 곤란을 겪기도 한다.
언론에는 코로나 백신 수송팀이라고 군인과 경찰까지 동원하여 홍보하면서 막상 현실은 제대로 된 백신 배송 시스템도 구축하지 못하여 위탁의료기관에서 알아서 개별적으로 아이스박스 들고 보건소를 방문하여 백신을 받아와 콜드체인이 위태로울 수 있는 촌극도 벌어졌다.
또한 정부 지침이 오락가락하고 오죽하면 위탁의료기관뿐만 아니라 담당 보건소도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지침을 받지 못하고 네이버를 통해서 먼저 접할 정도니 환자들이 겪는 혼란은 상상을 초월함에도 질병청 콜센터인 1339는 전화연결조차 안되니 그 문의가 병원에 몰려 업무가 마비되어 일반 환자 진료마저 지연될 정도이다.
가장 큰 문제는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음에도 눈앞의 1차 접종율에만 혈안이 되어 화이자 3주 모더나 4주인 권장 접종기한을 임의로 6주까지 늘린 것이다. 그러면서 민원을 무마하기 위해 1주내 병원에서 접종 날짜를 조절할 수 있다고 안내문자를 보내어 문의 전화가 하루에 수백통이 와 위탁의료기관은 거의 업무 마비 상태에 빠져 진료를 받으러 온 환자들 불편을 겪었다. 실제 직원들이 백신관련 문의 대응에 매달리다 보니 일반 진료를 마친 환자가 진료비를 지불하지 않고 그냥 간 사례도 있었다.
국민들은 가능한 빨리 맞고 싶어 지정된 6주보다 하루라도 더 빨리 또는 주말인 금이나 토요일 접종을 원하기에 변경 문의 전화가 폭증한다. 한병으로 여러 명이 나뉘어 맞는 다인 백신인 코로나 백신의 특성상 폐기되는 백신량을 최소하 하기 위해 권장 접종기한을 제대로 지켜 2차 접종일을 잡았어야 하는데 일괄적으로 6주로 변경하고 또 그로 인한 불만을 무마하려다 이 사단이 벌어진 것이다.
이러니 위탁의료기관은 불필요하게 과중된 업무에 시달리고 이직이 쉬운 개인병원 특성상 일부 직원들이 사직하여 위탁의료기관은 구인난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3분기에 18~49세 대상자 코로나 백신 접종이 완료되면 4분기에 중고등학생들 백신 접종이 예정되어 있으며 또한 추가적으로 부스터 백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조기 집단 면역 달성을 위하여 코로나 백신 접종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무었보다도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나 예상하다시피 원활한 백신 수급이다. 언젠가는 미국처럼 국민 누구나 언제든지 원하는 백신을 선택하여 맞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는 현재의 백신 수급을 보면 요원할 뿐이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지금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먼저 코로나 백신 관련 콜센터를 대폭 확충하여야 한다. 지금도 1339, 일선 보건소에서 전화문의를 담당하고 있으나 1339는 병원도 전화통화 자체가 불가능하고 수십통의 전화를 해도 보건소와 통화가 되지 않는다는 환자 불만이 속출한다. 정부에서 책임지고 콜센터 직원을 대폭 선발하고 교육하여 국민 불편을 최소화 하여야 한다.
둘째 일관된 지침이 필요하다. 지침이 수시로 엿가락처럼 변하니 환자 뿐만 아니라 위탁의료기관과 일선 보건소는 대혼란에 빠진다. 물론 지침은 변경될 수 있으나 최소한 수일 전에는 고지를 해주어야 하는데 위탁의료기관마저 문의전화를 받고 네이버를 통해서야 확인할 정도니 할 말이 없다.
요즘 부동산 등 여러 분야에서 아마추어 정부란 키워드가 회자되곤 한다. 코로나 백신과 관련해서는 아마추어 정부란 말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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