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조례 추진 구의원들 문자폭탄 ‘속앓이’
인권조례 추진 구의원들 문자폭탄 ‘속앓이’
  • 조혁진
  • 승인 2021.09.07 21:4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구, 부결에도 반대세력 항의
홍병헌 의원 “성소수자 옹호 등
문제 생길 시 제재할 방안 없어
토론회 열어 주민 의견 수렴을”
‘모스크 건축 논쟁’ 북구도 진통
7일 차금영 대구 서구의원은 '대구 서구 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안' 제정을 추진하며 많은 항의 문자를 받았다고 전했다. 사진은 차 구의원이 받은 메시지 일부. 차금영 서구의원 제공
7일 차금영 대구 서구의원은 '대구 서구 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안' 제정을 추진하며 많은 항의 문자를 받았다고 전했다. 사진은 차 구의원이 받은 메시지 일부. 차금영 서구의원 제공

 

인권보장 기본계획 수립과 연 1회 공무원 인권교육 실시, 인권 보장·증진 위원회 설치 등을 골자로 한 대구 서구 ‘인권조례’가 또다시 부결됐다. 이번에도 임시회를 앞두고 구의원을 향한 항의 문자가 쏟아졌다. 인권조례·이슬람 관련 논쟁이 벌어질 때마다 구의원들에게는 문자 폭탄이 날아드는 상황이다.

7일 대구 서구의회에 따르면 ‘대구 서구 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안’이 최근 구의회 기획행정위원회에서 부결됐다. 찬성과 반대가 각 2표로 과반을 얻지 못해 본회의에도 오르지 못했다.

구의회에서 조례안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는 동안 구의원에겐 조례안 제정을 반대하는 문자가 쏟아졌다. 이번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차금영 서구의원(더불어민주당)은 “주민들로부터 밤·낮·새벽을 안 가리고 항의 문자와 전화가 쏟아졌다. 부결이 결정된 지금도 문자가 온다. 문자 중에는 동성애가 합법화되면 나라가 망한다는 등의 논리도 많다”고 말했다. 항의 문자는 기획행정위원회에 소속되지 않은 구의원에게도 전송됐다. 차 구의원은 “대부분의 구의원이 이러한 문자를 받았다. 이에 부담을 느끼는 구의원들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구 인권조례는 2년 전에도 의회 내·외의 반대로 제정이 무산됐다. 당시 서구의회 게시판에는 인권조례를 반대한다는 게시글이 150여 개 가까이 등록됐다.

마찬가지로 인권조례 제정을 추진했던 수성구와 모스크 건축을 둘러싼 논쟁이 한창인 북구에도 같은 상황이 연출된 바 있다. 익명의 한 북구의원은 “항의 전화를 받으면 다들 자신이 북구주민이라고 밝힌다. 하지만 어느 자세히 지역에 사는지 물으면 대답을 못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조례안에 대해 홍병헌 서구의원(국민의힘)은 “인권 조례가 포괄적인 인권을 다루고 있지만 더 나아가서는 외국인 불법체류자나 성소수자, 제3의 성 등을 다 인정해야 한다. 문제가 생길 시 제재할 방안도 없다. 성급하게 처리하기보단 토론회 등을 열어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조례안을 대표발의한 차금영 서구의원은 “국내 240여 지자체 중 절반가량에 인권 조례가 마련됐다. 대구에도 8개 구·군 중 서구, 북구, 수성구를 제외한 5곳에 관련 조례가 있다. 하지만 이곳 중 조례로 인한 문제가 발생한 곳은 없다”고 했다.

조혁진기자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