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1일 보수 텃밭 대구를 찾아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발을 사주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재미있는 프레임 아니냐. 상식에 입각해 판단해 달라”라며 “선거를 앞두고 검찰이 정치공작이라고 하는데, 참 허술하기 짝이 없다”라고 항변했다.
이어 “제가 무슨 고발 사주를 시키나. 그럴 개연성 자체가 전혀 없다”라며 “하지도 않았으니까 이게 (여권의) 공작 아니면 뭐겠나”라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당내 경쟁 주자들을 향해 “여당의 주장에 올라타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치는데, 시작하자마자 벌떼처럼 사퇴나 사과를 하라고 한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라며 “기가 찰 노릇이다. 그렇게 해서 정권교체를 하겠느냐”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 하려고 그러는 것이냐, 아니면 그냥 계속 야당의 기득권 정치인으로 남아서 그걸 누리겠다는 것이냐”라고 반문하며 “저는 오로지 정권교체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경쟁 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전날(10일) ‘TK에서 윤 전 총장과 골든크로스를 이미 이뤘고 이번 주가 지나면 압도적인 승리를 하겠다’고 말한 데 대해 “저는 다른 정치인이 하는 말에 대해 논평한 적이 없고 정치라는 것이 정치인들과의 경쟁보다 국민들을 바라보고 자기 할 일 해가는 것”이라며 “역선택이다, 뭐다 말이 많이 있지만 별도로 논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도 권력욕이 강해서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서도 “제가 검찰총장 할 때도 추미애 장관 발언에 대해서는 답도 안 하고 논평도 안 했다. 그 정도로 답변을 대신하겠다”라며 다소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윤 전 총장은 2030 세대들의 지지율이 낮다는 지적에 대해선 “2030이 원하는 게 어떤 건지를 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집권하면 2030이 자기들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고 정책 결정 과정에도 참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TK의 그랜드 비전과 큰 변화를 위해 ‘대경경제과학연구소’를 설립하겠다고 공약했다.
국민의힘 유력 대선 주자들의 TK 보수 민심 얻기 경쟁이 갈수록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홍 의원이 10일부터 나흘 동안 TK 곳곳을 돌며 지지세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고 윤 전 총장도 이날 대구를 찾아 당원·언론인 간담회, 동성로·칠성시장 방문 등 맞불을 놓고 있다.
두 후보의 이같은 TK 행보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치열한 각축전 양상을 띠면서 국민의힘 최대 지지기반인 TK 민심이 당내 선두경쟁에서 중요한 핵심 변수가 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윤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