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검은 리본’ 추모 물결
합동분향소도 설치 예정
“정부가 업주들 사지 내몰아
이제는 영업제한 중단해야”
“도움 아닌 생존 요청” 호소
15일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전국 자영업자 합동분향소 설치계획을 알리며 “스스로 생을 마감한 자영업주 분들의 넋을 기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대위 측은 “소상공인들의 자살률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현 상황은 정책적 문제를 떠나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야기되는 상황이다. (정부가) 자영업자를 사지로 내몰고 있다”면서 “이제는 영업제한 규제를 정말 멈추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생계벼랑으로 내몰린 자영업자들의 극단적 선택이 이어지고 있다. 비대위에 자영업자 극단 선택 관련 제보가 쏟아지는 실정이다. 지난 13~14일 이틀간 접수건만 22건이라고 비대위 측은 알렸다.
올해 1월 27일에는 대구 동구 한 먹자거리 골목의 한 40대 자영업주 남성이 자신이 운영하던 음식점 매장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본래 맥주 프랜차이즈 호프집을 운영하던 이 남성은 지난해 상반기 대구지역 내 코로나19 1차 대유행으로 가게 문을 닫다시피 하다가 그해 말 닭꼬치집으로 업종을 변경하고 간판을 바꿨다. 하지만 영업시간 제한과 연말연시 모임 예약 줄 취소 등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인근 상인들에게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에 따르면 이밖에도 경기 안양의 한 자영업주가 올 7월 폐업 후 극단적 선택을 했고, 지난달에는 경기 성남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자영업주가 인원 및 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월세가 밀려 세상을 등졌다.
비대위 측은 입장문을 통해 “제보를 통해서만 확인한 바 이미 수십여 분의 소상공인이 세상을 떠나갔음을 확인했고, 알려지지 않은, 더 많은 (극단적 선택을 한) 소상공인이 있을 것으로 미뤄 짐작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현 소상공인의 현실은 정말로 막다른 한계에 봉착해 있음을 알 수 있다”라면서 “자영업자들의 외침이 도와달라는 요구가 아닌 살려달라는 생존요청으로 바뀌었음을 정부와 방역당국은 인지해야 한다”고 했다.
비대위는 현재 서울 모처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설치시기와 장소는 논의 중에 있다.
한편 자영업자 카페 등 온라인상에서도 자영업자의 죽음을 애도하는 자영업자들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남 같지 않다”, “사장님들 모두 힘내세요” 등이다. 전국 자영업자 800여 명이 모인 한 단체채팅방에선 프로필 사진을 ‘검은 리본’으로 바꾸는 추모 행렬도 잇따른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