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장례식장 갈등, 가로수 고사 논란 비화
중동 장례식장 갈등, 가로수 고사 논란 비화
  • 정은빈
  • 승인 2021.09.1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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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플라타너스 2그루 제거
중동 주민 “누군가 고의로 고사
한 건물 앞 가로수 연달아 제거”
전문기관 의뢰 원인 조사 요청
구청은 “자연 고사 가능성 커
올해 안에 같은 수종 식재 예정”
나무
대구 수성구 중동 주민들이 수성로 구간의 가로수를 누군가 고의로 고사시켰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16일 가로수 한 그루가 벌목돼 밑동만 남아 있다. 정은빈기자
대구 수성구 중동 요양병원 내 장례식장 설립을 둘러싼 갈등(본지 8월 18일자 8면 보도)이 건물 앞 가로수 고사 논란으로 비화했다.

16일 수성구청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수성로 구간의 플라타너스 2그루가 제거됐다.

이들 가로수는 현재 요양병원이 들어선 건물 앞에 나란히 식재돼 있었다. 수성구청은 지난 6월 가로수를 순찰하던 중 1그루가 고사한 것을 확인하고 위험 수목으로 판단해 제거했다.

나머지 1그루는 이보다 앞서 건축 공사가 진행 중이던 2019년 6월 건축주가 도로점용 구간 내 지장수목 제거를 신청해 제거됐다. 당시 수성구청은 건축주에 대체 식재비를 부과하고 제거를 허가했다.

이를 두고 중동 주민들은 누군가 고의로 가로수를 고사시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같은 구간의 다른 가로수는 멀쩡한데, 한 건물 앞 가로수만 연달아 제거된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한 주민은 “나무가 왜 고사를 했는지 조사도 하지 않고 베어버렸다. 바로 옆에 있던 나무는 뿌리째 뽑았다. 이해를 하기 어렵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라고 전했다.

전문기관에 의뢰해 정확한 고사 원인을 조사해 달라는 요청도 나온다. 서울 서대문구청의 경우 지난달 응암로의 가로수 3그루가 나란히 고사한 채 발견되자 고의성을 의심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나무병원에 조사를 의뢰한 결과 농약에 의해 고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과가 나왔고, 농촌진흥청 산하 기관을 통해 토양을 분석하자 농약 성분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도시숲법에 따라 가로수 등을 훼손한 사람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수성구청은 자연 고사한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올해 제거한 가로수의 경우 과거부터 생육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수세 쇠약으로 인해 고사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고, 고의로 고사시킨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수성구청은 대신 올해 안에 이 자리에 같은 수종을 새로 식재하기로 했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예전부터 다른 나무들에 비해 수세가 약했고, 점점 약해지다가 최근 시들어서 고사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 나무도 개체마다 건강상태가 다를 수 있고, 수성로의 경우 생육 공간이 워낙 작아서 적응력이 낮으면 고사할 수 있다”라며 “원인을 따로 조사하지는 않고, 같은 종류의 나무를 다른 곳에서 가져와 이식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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