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의 이타적 행동 - 남을 도와야 내가 살아남는다
새들의 이타적 행동 - 남을 도와야 내가 살아남는다
  • 승인 2021.09.16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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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대구문인협회장·교육학박사
악어와 악어새가 공생 관계에 있듯 코뿔소와 할미새도 공생 관계로 살아갑니다.

두꺼운 피부와 큰 몸집. 그리고 우뚝한 뿔로 내달리는 코뿔소의 위용은 어떠한 천적이 나타나도 기어이 이겨낼 것 같은 강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다 그러하듯 강해보이는 것에도 약점은 있습니다.

코뿔소는 눈이 나쁘고 귀가 다소 어두워 가까이 있는 것도 잘 구분하지 못할 뿐 아니라, 몸집이 커서 위험에 대처하는 속도도 또한 느리다고 합니다. 그리고 넓은 피부에 진드기가 잔득 달라붙어 피를 빨아먹는데도 가려울 때 마다 그저 나무에 문지르는 것이 고작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코뿔소에게 다가가 진드기를 잡아먹어 주고, 또 위험이 닥치면 화닥닥 날아올라 비상사태를 알려주는 새가 바로 할미새입니다. 대신 코뿔소는 할미새를 보호해 줍니다. 코뿔소는 커다란 몸집으로 할미새를 노리는 포식자를 막아주는 것입니다. 아니 포식자들이 커다란 몸집의 코뿔소에게 다가갈 수 없으므로 할미새는 저절로 보호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코뿔소가 있는 곳에는 많은 수의 할미새가 날아들어 함께 살아가게 됩니다.

악어와 악어새도 마찬가지입니다. 악어는 육식을 하게 되므로 이빨 사이에 끼이는 것이 많아 때로 고통에 빠지게 된다고 합니다. 이빨 사이에 낀 먹이 찌꺼기가 부패하여 염증을 일으키기도 하고, 가스도 배출하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마다 악어가 입을 크게 벌리고 있으면 작은 새들이 날아와 그 찌꺼기들을 모두 먹어치워 입안을 깨끗하게 청소해줍니다. 그리하여 그 새들은 이름마저 악어새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강자의 슬픔을 ‘악어의 눈물’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악어새가 입안을 청소해 줄 동안 악어는 입을 다물지 않습니다.

악어새는 악어의 입안을 청소하면서 먹이 문제도 해결하지만 포식자로부터의 위험도 막아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공생관계는 충매화(蟲媒花)와 곤충처럼 식물과 동물 간에도 이루어지고, 뿌리혹박테리아와 콩과식물처럼 식물과 식물 간에도 이루어집니다.

공생 관계는 식물과 동물, 어느 세계에서나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쯤에서 순수한 자기희생 문제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봅니다.

동물이 임신하면 영양분을 태아에게 빼앗기고 동작이 둔해지므로 포식자에게 잡아먹힐 위험성이 커집니다. 수컷 역시 암컷을 찾는 동안 포식자에게 희생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암컷이 새끼를 낳게 되면 먹이를 날라주고 보호해주느라 에너지 소비가 많아 역시 자신에게 불리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희생 없이는 자신의 유전 형질을 다음 세대에 온전히 전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이 세상의 모든 생존 활동은 결국 자기 자신을 보존하려는 데에 궁극적인 도달점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공존은 우리 인간들에게도 큰 시사점을 줍니다. 지금은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입니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날 적이 되는가 하면, 어제의 적이 오늘날은 동지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모두가 모순된 모습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달리 해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대승적 견지에서 모두의 행복을 위하는 길로 그 방향을 잡아야 할 것입니다.

남을 위하는 일이 곧 자신을 위하는 일이 되고, 그것은 돌고 돌아서 결국 모두를 위하는 일로 굳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습관처럼 받는 도움은 쉽게 익숙해져서 소중함과 감사함을 잊을 때가 있습니다. 이러한 마음이 찾아올 때에는 ‘내가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은 누군가의 희생과 도움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떠올린다면 새로이 공생의 감사함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문득 미국의 자동차 왕 헨리 포드의 말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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