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원천 늦반딧불이 4년만에 재출현
도원천 늦반딧불이 4년만에 재출현
  • 정은빈
  • 승인 2021.09.2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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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 피해 하천 최상류서 하류로 이동
달서구, 서식환경 조성사업 시행 예정
조민호 대구 영남고 교사가 지난 10일 촬영한 도원천 늦반딧불이. 조 교사 제공
조민호 대구 영남고 교사가 지난 10일 촬영한 도원천 늦반딧불이. 조 교사 제공

 

대구 달서구 도원천 일대에서 모습을 감췄던 늦반딧불이(본지 2020년 6월 1일자 8면 보도)가 다시 발견됐다.
 
도원천 반딧불이를 모니터링 중인 조민호 대구 영남고등학교 교사는 "지난 8일부터 수전지와 월광수변공원 사이에서 가로등의 영향이 적고 사람의 손이 덜 간 둑 주변으로 반딧불이가 집단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이전에 마지막으로 본 건 4년여 전"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일 오후 7시 30분께 찾은 수밭길에서 반딧불이가 비행하는 장면을 직접 볼 수 있었다. 달서구 수전지에서 도원지 방향으로 500여m 아래 지점에서 반딧불이가 1~2분에 1마리 꼴로 빛을 내며 날아다니는 모습이 관찰됐다. 늦반딧불이 성충은 8~10월, 애반딧불이 성충은 6~8월 주로 활동하는 데 따라 늦반딧불이로 추정된다.
 
특징은 도원천 내 반딧불이 출현 장소가 하천 상류에서 민가와 가까운 하류 방향으로 이동했다는 점이다. 조 교사는 "나오는 패턴이 독특하다. 서식지 위치를 약간 옮겼다. 원래 수전지가 가장 많이 나오는 지역인데, 이곳에 농막 등 인적이 늘어나니 오히려 수변공원과 가까운 곳으로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영남고 과학동아리 '바요필'은 지난 2014~2015년 도원천 발원지(고도 476m)부터 민가 부근까지 탐사활동을 벌여 늦반딧불이와 애반딧불이가 서식 중인 것을 확인했다. 당시 늦반딧불이 유충은 도원천 최상류지역에, 애반딧불이는 도원천 상류지역에 출현했다.
 
특히 늦반딧불이 개체 수는 집단 서식이 처음 확인된 2014년에 비해 2015년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반딧불이 주요 먹이인 명주달팽이와 물달팽이, 다슬기도 급감했다.
 
최근 수전지에서 준설공사가 이뤄진 점도 서식지 이동을 유발한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 달서구청 경제지원과는 지난 6월 초부터 1달여 간 저수량을 확보하기 위해 주변 산에서 수전지로 유입된 돌 등을 다시 빼내는 작업을 했다.
 
달서구청 환경보호과는 지난 5월부터 도원천 반딧불이 생태환경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내달 말까지 늦반딧불이·애반딧불이 개체 수와 주요 서식지 등을 조사한 뒤 서식환경 조성사업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를 포함해 진천천의 야생생물 이동통로 기능을 회복시키는 '수밭골천~달성습지 도시생태축 복원사업'은 내년 말 완료를 목표로 추진된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복개도로가 되면서 생태적으로 단절된 진천천을 복원하고 이동통로를 구축함에 따라 동식물이 돌아오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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