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자신의 텃밭인 광주·전남 지역 순회 경선에서 처음으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꺾었다.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이재명 대세론'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인해 브레이크가 걸린 모양새다. 이 지사는 광주·전남에서 근소한 차이로 2위에 머물렀으나 누적 득표율에서는 52.90%로 과반 이상을 유지했다.
이 전 대표는 25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전남 지역 순회 경선' 온라인·ARS 투표 집계 결과 유효 투표수 7만1천835표 가운데 3만3천848표(47.12%)를 받아 이번 지역 순회 경선 첫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이날 경선 결과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더 큰 희망의 불씨를 발견했다. 저에게 첫 승을 안겨주신 광주·전남 시·도민에게 무한히 감사하다"며 "오늘의 승리를 토대로 더욱 노력해서 더 좋은 결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3만3천726표(46.95%)를 얻어 이 전 대표와 득표율 0.17%p 차이로 2위에 머물렀다. 민주당 지역 순회 첫 경선지인 대전·충남부터 5연승을 거두며 과반 이상 득표를 해오다 처음으로 패배했다. 이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3천113표(4.33%), 김두관 의원 677표(0.94%), 박용진 의원 471표(0.66%) 순으로 집계됐다. 김 의원도 지역 순회 경선에서 처음으로 꼴지를 벗어났다.
이 지사가 광주·전남 지역에서 이 전 대표에게 패배한 가장 큰 요인은 지난 추석 연휴 내내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던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광주·전남 지역 순회 경선' 후보자 정견 발표에서도 이 전 대표는 해당 의혹을 집중 공격했다. 그는 "요즘 검찰의 국기문란 고발 사주 사건과 성남 대장동 개발 비리로 많은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면서 "대장동 비리도 철저히 파헤쳐 관련자는 누구든 법대로 엄벌토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지사는 경선 결과 발표 이후 기자들에게 "최근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많은 이야기들이 있는데 아마 이게 투표나 판단에 영향을 좀 미쳤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안 그래도 어려운 경제 상황에 이 거대한 금액의 불로소득을 보고 상대적 박탈감 또는 억울함도 느낄 수 있다"고 지금까지의 강성 태도보다 한 발 물러선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래도 현재까지 누적 득표수는 이 지사가 31만9천582표(52.90%)로 과반 이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전 대표가 20만6천638표(34.21%)로 그 뒤를 쫓고 있으며 추 전 장관 6만6천235표(10.96%), 박 의원 7천434표(1.23%), 김 의원 4천203표(0.70%) 순이다.
장성환 기자 newsman90@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