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발생 후 쥐죽은 듯 조용”
주변 상인들 매출 감소에 ‘울상’
베트남 등 외국인 지인 모임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구지역 주요 외국인 다중이용시설 밀집지는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27일 오전 11시께 찾은 대구 서구 북부정류장 주변 거리는 시민들의 발길이 뜸해 적막감이 감돌았다. 이날 확인한 외국 식료품 상점 6곳 중 3곳이 문을 닫았고, 특히 베트남 음식점이나 유흥주점의 경우에는 출입구에 ‘잠시 자리를 비운다’ 등 내용이 담긴 안내문을 붙이고 문을 걸어 잠군 상태였다.
그나마 문을 연 인근 음식점에도 오가는 손님은 거의 없었다. 20여 개의 중화·태국·한식 음식점 중 세 팀 이상 고객이 앉아 있는 가게는 단 1곳에 불과했다. 일부 상점은 출입문에 ‘No mask no entry’(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은 입장할 수 없습니다) 등 안내문을 붙이고 운영을 이어가거나, 포장 고객만을 받았다.
북부정류장 주변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근처 외국인 식당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한국 사람들까지도 거리에 잘 안 나온다. 길거리가 조용해 전쟁이라도 난 것 같다”며 “뭣도 모르고 추석 대목을 쉬고 나왔더니 거리에 사람이 없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안 그래도 장사가 안됐는데 사람들이 없어서 너무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오후 찾은 달서구 와룡시장도 한산하긴 마찬가지였다. 외국 식료품 상점의 직원들은 고객을 기다리며 창고나 냉장고를 정리하는 모습이었다. 시장 곳곳에는 베트남어로 보건소 운영시간과 방역 지침을 당부하는 현수막이 내걸렸고, 방역 조끼를 입은 시장 관계자는 바닥에 잇따라 방역 약품을 분사했다.
와룡시장에서 만난 베트남인 A(33·달서구 신당동)씨는 “코로나19로 관심을 받는 것(시선을 받는 것)이 무섭다. 베트남인들은 조심히 집에서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기다린다(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외국인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특별 합동단속을 벌이고 있다. 시는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외국인이 자주 찾는(전용) 유흥시설, 식당·카페, 식료품 상점 등 244개소에 대한 합동점검을 실시한 결과 과태료 및 운영 중단 처분 2건과 행정지도 77건을 조치했다고 27일 밝혔다.
김수정기자 ksj1004@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