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벼락과 비리 핵폭탄 떨어진 ‘화천대유’
돈벼락과 비리 핵폭탄 떨어진 ‘화천대유’
  • 승인 2021.09.2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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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삼수 서울본부장
윤삼수 서울본부장
20년 전 하얀 눈밭에서 탤런트 김정은이 "여러분 부자되세요"라던 한 카드 회사 광고가 떠올랐다. 올 한가위에는 '화천대유 하세요'란 패러디가 유행이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공공이익 환수'를 명분으로 추진한 '대장동 공영 개발사업'에서 민간업자가 출자금의1100배에 달하는 이익을 챙긴 시행업체가 '화천대유'다.

'성남의뜰' 투자에 참여한 화천대유 자회사 천하동인 주주 7명이 3억5천만원을 투자해 4040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단군 이래 최고 대박, 뻥튀기다. 7명 중 재수 없게 제일 못 번 사람이 800만원을 투자해 고작 101억원 배당받았다.

성남시 대장동 도시개발 사업은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일대에 아파트 5903가구를 건설한 1조5000억원 규모의 사업이다. 사건의 성격은 단순하다. 원주민들 땅을 싼값에 토지 수용해 업자들에게 비싸게 판 것이다. 그 차액을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화천대유와 천하동인이 나누어 가진 것이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약 1800억원, 화천대유, 천하동인이 약 4000억원 가져갔다. 그리고 화천대유는 그 땅 일부를 시세의 65% 정도의 낮은 가격에 수의계약으로 취득해 2300억원의 추가 이익을 얻었고 그 외에도 자산관리 수수료 90억원 이익도 얻었다.

이것을 두고 이재명 지사는 민영개발했으면 민간업자들이 다 먹을 돈을 성남시가 일부 회수했으므로 잘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틀린 말이다. 민영개발했으면 지주들이 얻을 이익을 성남시가 갈취한 것이다. 성남의 뜰은 공영개발 명분으로 평당 임야 50만원, 전·답 220만원, 대지 500만원에 토지를 강제수용했다. 이 땅을 택지로 변경, 인·허가로 조성원가 700-850만원을 들여 건설사에 팔 때는 평당 2,000만원 정도에 팔았다. 성남의 뜰은 1,250만원에 수의계약으로 땅을 분양받아 팔아 2,300억원의 추가 수익도 생겼다. 땅 짚고 헤엄친 것이다.

이 지사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공익환수 사업"이라고 자평한다. 민간개발로 진행했으면 모든 개발이익을 민간이 독식했을 텐데 부분 공영 방식을 통해 5503억원을 환수했다는 것이다. 설득력도 떨어지고 본질에서도 벗어난 프레이밍일 뿐이다. 수익 원천이 공공에 있는데도 곁가지인 화천대유와 관련자들이 말도 안 되는 수익을 쓸어 담은 것이 대장동 '게이트'의 본질이다.

'대장동 돈 잔치'에 등장하는 토건 비리는 여당의 유력주자와 국회의원, 전직 검찰총장, 대법관, 대통령을 수사한 특별검사, 법조인 수십명, 언론사 기자 외에 야당 정치인까지 연루된 대형 비리 사건이다. 이쯤 되면 '법무법인 화천대유'로 불러야 한다. 영화에나 나올 법한 권력형 비리다. 이 사건을 제대로 수사해야 우리 사회 지도층의 어두운 카르텔을 근절할 수 있다.

곽상도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에 대리로 6년 근무 후 퇴직금 50억원을 받았다. 6년 근무한 대기업 회장이 21억원 정도 받는다. 이재명 지사는 페이스북에 "(곽 씨가 받은) 50억 원은 박근혜 정부와 국민의힘이 성남시 공공개발을 저지해 준 대가성 뇌물의 일부로 의심된다"고 적었다.

곽 의원 아들의 등장으로 '대장동 게이트'는 국민의힘 자책골로 넘어갔다. '토건 기득권과 국민의힘이 야합한 비리'라는 이재명의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석 달 전 윤석열 가족 X파일이 등장했을 때, 이재명 지사는 "정치인은 발가벗는다는 생각으로 모든 의혹에 답해야 한다."고 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대장동 게이트는 단군 이래 최대 개발 비리"라며 "특검만이 이 게이트의 실체를 밝힐 수 있다"고 했다. 의혹 당사자인 이재명 지사와 민주당도 이 사건을 '국민의힘 게이트'라 하고 있으니 특검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5년 전 최순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힘으로 호가호위한 사건보다 액수도 크고 가담한 사람의 범위도 넓다. 최순실 논란이 터졌을 때 박근혜 정부와 여당은 특검을 받았고 수사를 받았다.

만약 야당 의원 몇 명이 연루된 것과 박영수 특검이 윤석열 전 총장과 최순실 특검에서 같이 근무한 사이라 특검을 강하게 주장하지 못해 관철하지 못하면 야당은 존재가치가 없다. 문 닫아야 한다. 야권 대권 주자 윤석열 후보도 박영수를 칼같이 끊어야 한다. 이재명 지사는 야당이 지명한 특별검사에게 수사받고 해명이 되어야 당당하게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 과연 '이재명 게이트'인가, '국민의힘 게이트'인가 특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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