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갑질, 화물연대 파업
또 다른 갑질, 화물연대 파업
  • 승인 2021.09.28 2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노광 대경소비자연맹 정책실장 경제학 박사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민들의 피로도가 누적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한 코로나19 예방접종 실적을 살펴보면 1회차 당일누적자수는 3,851만 명이며, 접종완료 당일 누적자 수는 2,395만 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28일 기준 국내 확진자수는 2,289명이며, 이중 국내발생자는 2,270명이고, 해외유입 발생자는 19명으로 나타났다. 다수의 국민들은 고통을 인내하면서도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르면 곧 일상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이러한 기대감은 점점 실망감으로 바뀌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자영업자의 극단적인 선택도 들린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특히 자영업자에게는 큰 어려움으로 다가왔다. 서울 마포구의 한 맥주집 주인은 지난 7일 이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20년 넘게 맥주집을 운영해왔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매출이 절반에서 3분의 1로 줄어들었으며, 영업제한 조치가 강화되면서 손님이 뚝 끊어지면서 경영난과 생활고 시달리다,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한다. 원주의 50대 자영업자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관할 경찰서에 의하면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주변에 '힘들다'는 고민을 털어놨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죽음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하면서 우리 사회가 그만큼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2017년 5월 9일에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가계의 임금과 소득을 늘리면 소비도 늘어나 경제성장이 이루어진다는 소위 소득주도형성장정책(소주성)을 경제 아젠다로 채택하였다. 소주성의 핵심 내용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최저임금의 인상, 중소기업의 임금인상 등이다. 소주성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오히려 반대로 나타났다. 2021년 6월 15일 한국경제연구원 자료에 의하면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시 최대 30만4천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8년에는 최저임금 16.4% 인상으로 15만9천개, 2019년에는 10.9% 인상으로 27만7천개의 일자리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 주변에 있는 패스트푸드 매장마다 키오스크가 줄줄이 들어선 것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자영업자의 기초체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파리바게뜨 관련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많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지난 9월 2일 광주에서 시작된 이 파업은 추석 직전 대구와 광주, 인천, 성남 등 전국 SPC그룹 11개 물류센터로 확대됐고 현재까지 이어지는 중이다. 이번 사건은 노조간 갈등과 이권다툼이 밑바탕에 깔려있다. 호남샤니 광주공장은 현재 SPC그룹의 일반 시판용 제빵제품을 광주·전남권역 각 소매점에 배송하는 물류 기지이며, 권역내 배송 노선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소속 화물차주로 나눠져 있다.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과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들 간 증차에 따른 노선·배차 재조정 등을 놓고 갈등이 불거진 이후 대화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파업이라는 강경책을 들고 나온 것이 사태의 발단이다.

화물연대측은 결의문을 통해 "SPC삼립은 화물연대 조합원에게 물량 상차를 해주지 않는 등 갑질을 자행하며 민·형사상 면책 합의를 어기고 급여에서 임의로 손해액을 공제했다"며 "사측의 악랄하고 노골적인 노조파괴행위와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맞서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겠다"고 밝혔지만, 공허한 소리로 들린다. 노조간 갈등의 해결책으로 선택한 파업으로 인해 결국 자영업자들에게 피해가 발생하고 소비자들이 불편함을 겪을 경우 파업을 지속할 수 있는 명분을 잃게 된다, 그동안 우리사회는 경제성장과정에서 극심한 노사간 갈등 겪으면서 많은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고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자산을 축적하였지만, 노조간 갈등을 이유로 파업을 하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

한때는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이 복지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경제성장 초기 수많은 농촌의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기 위해 도시로, 도시로 밀려들어 왔으며, 이러한 저임금 노동자들로 인해 기업은 자본축적을 할 수 있었던 반면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한 노동자들은 처우 개선과 인권 보호를 위해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치열하게 노동운동을 하였다. 그런데 촛불탄핵으로 문제인 정권을 만드는데 일등공신이 된 민주노총이 갑질 하는 세상이 되었다고 우려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들린다. 힘의 균형이 깨지면 다시 균형으로 돌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균열이 발생하는 것은 탐욕이 또아리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2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