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고 이응문 ‘건곤’ 출간…‘국내 첫’ 책력으로 읽은 주역
청고 이응문 ‘건곤’ 출간…‘국내 첫’ 책력으로 읽은 주역
  • 황인옥
  • 승인 2021.09.30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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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경 30괘 중 건곤은 대문 역할
건곤 이해하면 다른 괘 이해 쉬워
의리에 치우쳤던 해석에서 탈피
숨은 상수 찾아 의리와 일통 시도
‘분서갱유로 소실’ 달력법도 바탕
고대동양 윤법 소개 등 3부 구성
“주역에 시대 통찰하는 철학 있어
후학들에게 미래 길잡이 되길”
청고의주역풀이책-건곤
청고의 ‘건곤’

서양과 달리 동양의 옛 선인들은 우주만물의 변화를 하나의 현상에 국한하지 않고, 그 변화 속에서 의미를 읽어내고자 했다. 밤낮으로 사시사철 항구하게 돌아가는 하늘의 운행 법칙과 주기변화를 정밀하게 관찰하고 끊임없이 탐구했으며, 변화의 의미는 도식화했다. 그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주역(周易)의 64괘다.

◇ 청고의 주역 풀이 ‘건곤’ 출간

주역으로 일가를 이루어 가고 있는 청고 이응문(대연학당 원장. 사단법인 동방문화진흥회장)이 책 ‘청고의 주역 풀이 건곤(이하 건곤:담디 출판사)’을 최근에 출간했다. 그는 방대한 주역 경전에 대한 주역 풀이서를 입문건곤, 주역상경, 주역하경, 계사전 등 총 4권으로 4년에 걸쳐 출간할 계획을 가지고, 그 첫 번째 책인 ‘건곤’을 이번에 출간했다.

청고의 주역 풀이는 기존의 주역풀이와는 차별화된다. 지금까지 주역을 해석하고 설명한 책들이 음양(陰陽)의 원리에 입각했다면, 청고는 주역을 해와 달의 운행이나 월식, 일식, 절기 등을 적어 놓은 책인 책력(冊曆)에 의해 해석하고 있다. 그는 ‘해와 달(日月)’의 주기변화 원리로 우주 만물의 근원을 풀어내고자 시도한다. 이런 접근법은 청고가 국내에서 최초다.

청고는 특히 주역(周易) 경문에 담긴 심오한 참 뜻을 알려면 역 전체를 하나로 꿰는 상수리(象數理)의 자연한 일관회통(一貫會通)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의리(義理)의 해석에 치우쳤던 기존의 관점에서 더 나아가 감춰진 본래의 상수(象數)를 찾아내어 이 둘의 일통을 시도한다.

그는 주역경전의 바탕토대인 상수와 의리가 대자연과 감통하여 일체가 된 옛 성인들의 깨달음의 산물이라고 보고, 상수리의 정립은 주역의 도를 근원적으로 밝혀줄 뿐만 아니라 인문유학의 참 정신을 이 시대에 펼치는 대도를 여는 길이라고 믿었다.

청고는 “천지일월의 자연한 수(數)의 흐름 속에 대자연의 운행법도가 스스로 갖추어져 있어서, 때에 맞추어 발현된다”며 “주역책력인 야산(也山) 선생의 경원력(庚元歷)도 천시(天時)의 자연한 변화에 따른 하늘의 명(命)을 받들어 세상에 나왔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공자의 해설전에도 수(數)에 대해 극진하게 말씀하고 있는데, 분서갱유에 의해 근원이 크게 상실되었다”며 “여러모로 부족한 개인의 학설에 불과하겠지만, 주역의 경문원전에서 이를 논증하고자 전력을 쏟았다”라고 덧붙였다.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유교경전인 주역(周易)은 ‘시경’, ‘서경’과 함께 삼경(三經)으로 꼽힌다. 주역은 천지 만물의 변화를 궁극적인 원리로 밝히고, 자연의 ‘변화’에 대처하는 사람의 ‘수양’과 ‘처세’를 담은 경서다.

역경(易經)은 복희씨의 괘효(卦爻)와 문왕의 괘사(卦辭), 주공의 효사(爻辭)로 이루어진 고대의 경전이다. 문자가 없던 상고시대의 복희씨는 양과 음이라는 간이한 부호를 중첩하여 괘효를 그었고, 은말주초(殷末周初) 문왕은 64괘에 대한 말씀인 괘사를, 주공은 384효에 대한 말씀인 효사를 달았다. 주역은 괘·효(爻)의 2가지 부호를 기본으로 하는데, 384효의 중첩으로 괘가 된다. 공자가 역경에 십익(十翼)이라는 전문(傳文)을 붙여 종합적으로 해설한 글이 오늘날 전하는 주역(周易)이다.

주역은 상경 30괘, 하경 34괘로 구성된다. 상경은 형이상학적인 천도에 대한 이야기이며, 하경은 형이하학으로 사람의 도리에 해당하는 인사(人事)의 법도에 해당된다. 상경 30괘 중에 건곤(乾坤)은 첫 번째와 두 번째 괘로, 전체를 거느리는 부모에 해당되는 큰 대문이다. 건곤을 이해하면 다른 괘를 푸는 길은 쉽게 열린다고 할 만큼 주역에서 건곤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된다. 입문에 해당하는 1부 ‘서설(序說)’에서는 주역경전의 완성 과정과 주역의 본뜻 및 체계를 소개하고, 도서팔괘의 상수리(象數理 ) 핵심을 소개한다. 2부 ‘고대역법과 주역’에서는 주기변화를 상징하는 주역경전과 연관된 60간지, 분서갱유의 참화 이후로 현재는 완전히 실전된 오십대연(五十大衍)의 달력법도를 바탕으로 고대동양의 윤법들에 대해 살핀다. 그리고 3부 ‘건곤의 경문강설’은 주역경전을 여는 대문인 건괘와 곤괘의 괘효사 경문과 이와 관련된 십익의 전문에 대한 해설에 해당된다. 이어 부록에는 소강절 선생의 ‘황극경세도(皇極經世圖)’에 대한 간략한 해설과 야산(也山) 선생의 생애와 주요학설 등을 정리하여 소개한다.

◇주역이 대동세계 여는 문이 되길

주역학의 종장 야산(也山) 이달(李達 : 1889~1958) 선생의 친손자인 청고는 조부의 뜻을 이어받아 38년간 주역공부에 매달렸다. 그는 지금까지 총 6권의 저서를 집대성하며 학문적 성과를 올린 바 있다. 2015년부터 대구시 ‘태극사상과 한국문화’ 학술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대구시의 지원으로 책을 출간했다.

지금까지 출간한 책은 △태극사상과 한국문화(2015) △주역을 담은 천자문(2016) △세상을 담은 천자문 字解(2017) △주역의 관문 대학(2018) △해와 달을 머금은 주역(2019) △‘주역의 정화 : 중용(中庸)(2020)’ 등이다.

청고는 “주역에 대한 근원을 밝히는 작업은 시대적 과제일 만큼 중요한 문제지만 대구시의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지원을 아끼지 않은 대구시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AI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고전 중의 고전인 주역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청고는 “시대를 통찰하는 극진한 정신철학이 주역에 담겨 있다. 두루두루 변통하면 세상의 주역(主役)이 될 수 있다”며 “주역의 가르침은 대동세계와 공동체 철학을 요구하는 우리시대에 절실히 필요하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출간될 4권의 책이 새로운 미래시대를 여는 출발선이 되고 후학들에게 길잡이가 되기를 희망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출판기념 특강이 2일 오후 1시 대연학당에서 열린다.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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