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마지막 국감, 정쟁으로 지새울 건가
文정부 마지막 국감, 정쟁으로 지새울 건가
  • 승인 2021.10.03 20: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회 국정감사가 1일 부터 3주일 동안 이어진다. 문재인 정부를 평가하는 마지막 국감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지만 게이트로 시작돼 게이트로 끝날 공산이 크다. 대통령 선거를 5개월 앞두고 여야가 ‘대장동 개발 의혹’ 및 ‘고발 사주 의혹’ 등 대선 주자들과 관련된 대형 이슈를 놓고 정면충돌할 태세이기 때문이다.

첫날부터 국감장은 고성으로 파행됐다. 각 상임위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실 책상과 노트북, 마이크 등에 ‘이재명 판교 대장동게이트 특검 수용하라’등의 팻말을 부착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은 ‘회의 진행 방해 물건 등의 반입 금지’를 명시한 국회법 148조를 들어 강력 반발했고, 이 과정에서 여야 간 고성이 오가면서 충돌이 빚어졌다.

국감은 입법 기능과 함께 국회가 가지는 고유의 기능이다. 이 기간 국회는 행정부 견제 기관으로서 예산 집행 등 국정 전반을 감사한다. 국감이 국회의원 의정활동의 꽃으로 불리는 이유다. 이런 측면에서 국감은 국회의 1년 농사나 다름없다. 그런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라는 메가톤급 사건이 터져 나오면서 예상보다 훨씬 격렬한 여야 간 충돌이 시작부터 벌어진 것이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감이자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열리는 이번 국감은 대장동 및 고발 사주 의혹 정국 한가운데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긴장도가 어느 때보다 높다. 국민의힘은 화천대유 측에 거액을 요구해 수수한 자료가 정영학 회계사의 양심선언으로 확인됐다며 ‘이재명 게이트’의 실체 규명에 모든 화력을 쏟을 태세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근인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고발 사주에 관여한 사실과 정황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며 ‘윤석열 게이트’에 화력을 집중할 의지다.

올해 국감에서 다뤄야 할 사안은 두 사건 외에도 차고 넘친다. 사경을 헤매는 자영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할 ‘위드 코로나’, 거대 플랫폼의 독점 규제와 상생 방안, 부동산 투기 카르텔 근절 등에 대한 방향 설정, 문 정부의 임기 말 남북 정상회담 추진 등이 당면한 과제들이다. 대장동 의혹과 같은 특정 사건 하나에 매몰돼 싸우다가 지나가면 결국은 국감을 안한 것이나 다름없게 된다. ‘게이트’에 함몰돼 견제와 균형, 대안마련이라는 국감의 본질을 놓쳐선 안 된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