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명 작가의 자아탐험
서보명 작가의 자아탐험
  • 승인 2021.10.0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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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보명 작 '자아탐험'
 

나는 지구 탐험 중이다.

처음 이 곳은 많은 것이 신기하고 의미심장 했다. 많은 것이 가슴을 뛰게 했는데...

 

시간이 흐르자

점점 이것 저것 의미가 진부해지기 시작했다.

 

탐험 여정이 무료해지던 어느 즈음, 문득

좀 난이도 높은 탐험 코스에 도전해 보고 싶어졌다.

‘나’ 라는 존재 속으로…

 

다행이 내가 하는 일이 미술이라

나 자신을 탐험하는 놀이를

나만의 조형작업을 통해 즐겨보고 싶어졌다.

예술의 본질은 ‘예술적 감정체험의 형성’ 이다. ‘예술적 감정체험’은 인간만의 전유물이라 우리는 삶의 여정에서 우연히 혹은 의도적으로 그것과 마주할 수 있는 특권적 행복을 누린다. 예술가(작가)는 그 ‘예술적 감정’의 특별히 예민한 수요자이자 생산자이며, 이 지점에서 작가는 ‘어떤 예술적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까?‘ 라는 원초적 화두에 직면하고…나 역시 오랫동안 ‘무엇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라는 기본 화두 안에서 선택의 딜레마를 겪어왔다. 그 ‘무엇’은 너무 풍부해서 딜레마를 주었고, ‘어떻게’는 작가로서의 자질이 드러나는 중요한 일면이어서 신중했던 것 같다. 진부하게 부언하자면 작품의 내면적 주제와 표현의 방법, 그 일관성 혹은 다양성, 이러한 것들의 각자 가치에 대한 본능적인 고민 가운데 작업들을 해왔다. 이러한 본능적이고 본질적인 고민 안에서, 자의적 생각이지만, 평면(회화)이니 입체(조각)이니 하는 표현 방법의 교과서적이고 구속적인 구분, 소위 말하는 장르 구분은 무의미하게 느껴졌기에 나는 평면작업, 입체작업을 가리지 않는다.

그런데 나는 이런 저런 조형작업 가운데 아직도 ‘진정 너는 무엇을 어떻게 표현해보고 싶은가?’ 라는 다소 자폐적인 도돌이표 자문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 어리석은 듯 한, 실체가 없을 수도 있는 미지의 상황에 대한 우직한 자문이 한편 나의 반성적 작업태도의 보이지 않는 견인차일 수도 있는 것 같고. 어쨌건 나의 현재 여정은 ‘나 자신을 탐험하는 조형놀이’에…
 

서보명
서보명
작가

※ 서보명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과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사)한국공간디자인총연합회 작가초대전, 대구 국제건축문화비엔날레 작가초대전 등 다수의 전시에 참여했다.  영남이공대학교 겸임교수와 중부대학교 예술문화연구소 연구위원, 대구예술대학교 겸임교수 및 공공디자인연구소 부소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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