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연락선 복원, 美 배제 요구는 안 될 말
남북 연락선 복원, 美 배제 요구는 안 될 말
  • 승인 2021.10.0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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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하며 일방적으로 단절했던 남북통신연락선을 55일 만에 복원했다. 남북 양측은 4일 동·서해지구 군통신선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통화를 주고받았다. 통일부는 “남북통신연락선이 연결됨으로써 한반도 정세 안정과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한다”고 밝혔지만 그간의 북한 작태를 보면 안심할 계제가 아니다.

통신선 복원에 깔린 북한의 속셈을 파악해야 한다.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남조선 당국은 북남 통신연락선의 재가동 의미를 깊이 새기고 중대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대 과제란 대북 적대정책 폐기로 해석된다. 과거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등 극단적 행동으로 남북 관계를 단절시킨 북한이 ‘중대 과제’ 미해결을 이유로 언제든지 긴장 국면으로 전환시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모든 문제를 우리민족끼리 해결해 나갈 때만이 북남관계가 하루빨리 회복되고 조선(한)반도에 공고한 평화가 실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체가 지칭한 누구, 외세 등 제3의 세력은 미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실무 당국자의 기고문이지만, 조국통일연구원이 노동당 대남기구 통일전선부 산하 조직인 만큼 사실상 북한 지도부의 입장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은 그동안에도 통신선을 자신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끊었다 이었다 하면서 떼를 썼다. 지난 8월 통신선 일방 단절도 한미연합훈련 사전연습 격인 위기관리 참모훈련(CMST)이 빌미였다. 자신들은 “방위 차원”이라며 연일 미사일을 쏘아 대면서, 우리 훈련은 “공격용”이라며 극한 반응을 보인 게 한 두번이 아니다. 그럴 때마다 통신선부터 끊고 대화를 거부했다. 그리고는 우리 대통령에게 입에 담지 못할 쌍욕까지 퍼부었고 이제껏 한 마디 사과도 없는 북한이다.

이런 북측의 전략에 부화뇌동해서는 안 될 일이다. 북한이 언제든 끊었다 이었다 하는 통신선에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 북한의 도발을 어물쩍 넘겨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도발’이라는 말도 못하고 있다. 현 정부 임기는 7개월 남짓 남았다. 북한이 남북관계에 치적을 남기려는 임기 말 정부의 조급증을 역이용해 우리 대선정국에 발을 들여놓으려는 술책을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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