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찾은 레오스 카락스 감독, "'아네트'는 '나쁜 아빠' 이야기"
부산 찾은 레오스 카락스 감독, "'아네트'는 '나쁜 아빠' 이야기"
  • 배수경
  • 승인 2021.10.1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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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아네트'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리젠테이션으로 국내에 첫 선
부산을 찾은 레오스 카락스 감독.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영화 '아네트'로 제 74회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거장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제 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았다.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지난 10일 오후 KNN 씨어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네트'를 비롯한 자신의 영화인생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지며 부산에서의 첫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아네트'는 감독이 '홀리모터스'(2013) 이후 8년만에 내놓은 작품으로 스탠드업 코미디언인 헨리(아담 드라이버)와 오페라 스타 앤(마리옹 꼬띠아르)의 사랑과 결혼, 그리고 두 사람이 딸 아네트를 얻은 이후 비극으로 치닫는 과정을 보여주는 뮤지컬 영화다.  

카락스 감독은 'Bonjour! Hello! '라고 간단하게 인사를 건네며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영화 속 아네트가 꼭두각시 인형으로 나오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영화 속 아네트는 0~5세의 아이로 나온다. 그 나이에서 노래를 잘 할 수 있는 아이를 찾지 못했다. 아네트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후반 작업에서 3D이미지로 구현하는 방법을 먼저 생각했으나 배우들이 아네트와  감정적인 교류를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배제하고 결국 꼭두각시 인형으로 아네트를 표현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작인 '홀리모터스'에서도 70년대 음악을 사용하는 등 항상 음악과 함께 작업하고 싶었다는 그는 13살때 처음 그룹 스팍스의 음악을 접했으며 이번 영화는 스팍스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다고 했다. 스팍스가 만든 15곡은 영화 속에 그대로 사용되었다. 

비극적인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에서 감독은 딸과 함께 직접 등장하기도 하며 "딸에게 바친다"라는 말을 남긴 바 있다.  이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서는 "영화 아네트는 나쁜 아빠에 관한 이야기다. 내가 아버지가 되고 나서 아버지에 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이 영화는 '나쁜 아빠'에 관한 이야기지만 그런 일들은 일어난다. 영화를 통해 '나 역시도 나쁜 아빠는 아닌가'도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감독의 오른손에는 만화 탱탱(틴틴)의 주인공과 딸의 이름이 러시아어로 새겨져있다.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영화에 출연한 두 배우의 어떤 점에 매혹되었지를 묻는 질문에는 헨리 역의 아담 드라이버에 대해서는 "8년전 처음 작품을 구상할때는 아빠 역할을 하기에는 좀 어렸다. 그렇지만 지금은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며 "워낙 바쁜 배우라 다음 작품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며 "언젠가는 다시 작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앤 역을 맡을 배우는 "미국 배우 중 노래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는 배우를 찾다가 결국 프랑스 배우인 마리옹 꼬띠아르를 캐스팅하게 됐다" 며 "둘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네트'는 카락스 감독이 처음으로 영어대사로 만든 영화이기도 하다. 그는 이 점에 대해 "불어 이전에 영어를 먼저 배워서 영어가 자연스럽다. 영어로 작업하는 것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남자는 스탠딩 코미디언, 여자는 오페라 가수로 설정을 한 이유에 대해서는 "직업은 스팍스와 처음 영화를 구상할 때부터 정해져있었다. 나는 오페라를 본 적이 없는데 알고 보니 매우 흥미로웠다. 클래식 오페라에서는 여주인공이 목이 잘려 죽거나, 병에 걸려 죽거나, 불에 타 죽는 등 비극적인 죽음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 순간에 오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리아가 나온다.  나는 훌륭한 스탠드업 코미디언을 몇몇 알고 있는데 그들은 죽음 소재로 재미있는 소재를 만들어 내고 청중을 잘 자극한다.  사람들은 오페라는 고상하다고 생각하고 스탠딩코미디는 저급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 대조가 흥미로웠다"라고 답했다. 

한국영화에 대해서 알고 있거나 본 적이 있는지와 같이 작업을 하고 싶거나 매력을 느낀 한국배우가 있냐는 질문에는 "16세부터 25세까지는 수많은 영화를 봤지만 최근에는 영화를 거의 보지 않는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프랑스에 봉쇄령이 내려지며 불면증에 시달렸다. 이때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꽤 많이 봤으며 그 중에는 이름은 모르지만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배우가 있다"라고 밝혔다.  

카락스 감독은 부산에 온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비행기, 기차, 자동차 등을 타고 거의 24시간이 걸려 도착한지 얼마안됐다. 도착하니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며 "와서 기쁘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영화 '아네트'는 오는 27일 국내 개봉한다. 

배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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