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연하커플
연상연하커플
  • 승인 2021.10.14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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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 피어리결혼정보회사 대표·교육학 박사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라는 드라마가 한때 인기몰이를 했다. 연상연하 커플의 멜로드라마다. 풋풋한 남자 주인공은 네 살 연상의 예쁜 누나를 사랑한다. 연상의 누나를 쳐다만 봐도 가슴 뛰고 설레는 어설픈 사랑이 시청자의 마음을 앗아갔다. 시청자들에게는 ‘예쁜 사랑 ’으로 기억된다. 요즘 연상연하를 주제로 한 드라마들이 대체로 인기가 있다.

드라마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것으로, 연상연하 커플이 사회적 트랜드화 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결혼 상담을 하면, 남성들이 여성의 나이에 대해 크게 민감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 두 살 연상을 원하고, 심지어 7~8세 이상까지도 수용하는 남성들도 있다. 반면에 여성들은 연하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오히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커플매니저들이 상담할 때도, 외모는 가꾸기에 따라 달라서 나이 차이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여성의 나이에 대해 폭을 넓히면, 더 이상형에 가까운 배우자를 찾기가 쉽다고 조언한다. 시대에 따라 배우자를 찾는 기준도 많이 달라진다. 남성이 모든 생계를 책임지고 가족을 돌봐야 된다는 사고는 이미 구시대적 발상이다.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게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나 능력도 향상되었다.

자신을 잘 가꾸는 여성들은 나이에 비해 훨씬 앳되고, 동갑내기 남성들보다 더 동안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말이 무색하다. 실제로 모 결혼정보회사에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미혼남성의 10명 중 8명이 여성의 나이가 더 많은 연상연하 커플에 대해 호감을 보였다. 이유인즉, 평생을 살아가는데 서로 이해와 배려의 폭이 넓어 다툼이 적다. 여성의 수명이 남성에 비해 더 길어서 평균수명을 고려하면 오히려 적절하다. 연상녀의 성숙함으로 결혼 생활에 편안함과 안정을 준다 등이었다. 여성들의 미에 대한 관심의 증가뿐 아니라 남녀평등의식 매스컴의 영향으로 편견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물리적인 이유도 있지만, 사랑은 어떠한 제약도 뛰어넘는다는 사랑우선주의 경향이 가장 큰 이유였다.

마흔의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24세 연상의 브리지트 트로뉴와 결혼했다. 십 대부터 스승이었던 현재의 아내와 결혼하겠다던 결심을 결국 실현시키고 말았다. 17세인 어린 제자와 스승이 희곡을 공부하다가 사랑에 빠졌다. 아마 그가 대권을 잡았을 때 아내인 브리지트의 영향력이 크지 않았을까.

젊은 최연소 대통령의 이미지에 성숙한 아내의 이미지가 잘 부각이 되어 마크롱의 정치 프로필에 도움이 되었다는 얘기도 있다.

결혼은 가장 위대한 성공이요, 소중한 축복이다. 그리고 두 사람이 한 곳을 바라보며 가야 하는 장거리 여행이다. 여행을 시작할 때는 기대치가 크다.

그러나 긴 여행은 때로는 지치고 피곤하다.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고 후회할 수도 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공감과 소통이 되는 동반자와의 여행은 목적지까지 수월하게 갈 수 있다.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기준이 연상이든 연하든 상관없지 않은가?

오직 젊고 예쁘고 돈 많은 속물적인 조건을 찾는 남성들도 있다. 본인 나이 많은 건 잊고 말이다. 핸섬하고 능력 있는 연하의 남성만 찾는 골드미스도 있다. 만약에 그런 조건의 배우자를 만나면 삶이 마냥 행복할 수 있을까. 서로 한치 양보 없는 팽팽한 줄다리기의 삶이 피곤하고 위험하지는 않을까.

연상이든 연하든 진정으로 서로 사랑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배우자를 만나야 된다. 연상연하 커플이 결혼의 신풍속도이지만, 사람이 우선이 되어야 멀리 함께 갈 수 있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라는 유명 작가의 책 제목처럼, 이 가을에 목하 열애중인 연상연하 커플들에게 축복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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