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은 도덕성에서 우뚝 서야
정치인은 도덕성에서 우뚝 서야
  • 승인 2021.10.1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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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열 대기자·전북대 초빙교수
도덕성은 모든 생물 중에서 오직 인간에게만 추구되는 행동규약이다. 행동규약이라고 하면 경성헌법처럼 확실하게 문서화된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겠지만 ‘도덕’은 문서로 가르치기는 하지만 강제규정은 아니다. 오직 인간만이 가진 최고의 덕목이면서 오랜 세월을 두고 전해져 내려오는 무한대의 약속이다. 이를 어긴다고 해서 사법적인 처벌을 받지는 않겠지만 처벌보다 더 무서운 비판과 비난의 대상이 되어 사회생활을 영위하는데 지대한 악영향이 미치게 된다. 도덕은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익히기도 하고 교육을 통해서 배워나가기도 한다. 그 원초적인 교육은 가정에서 시작한다. 사람들은 올바르고 훌륭한 사람이 태어나야 된다는 집념이 있다. 그래서 엄마 뱃속에 있을 때 태교(胎敎)를 한다. 임신한 부인네는 마음가짐과 행동거조를 조심스럽게 하는 것은 물론 부정(不淨)한 곳에는 출입을 삼간다. 뱃속 아기를 위해서 좋은 음악을 들려주기도 하고 말도 고운 말만 골라서 쓴다.

짐승들도 새끼를 낳아서 기르는 본능적인 교육을 통해서 새끼들이 따라하도록 가르친다. 따라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아는 새끼들은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는다. 탈락하는 순간 목숨을 잃을 확률이 높아진다. 짐승들의 경우 먹고 마시는 기본만 충족되면 다른 동물들과의 치열한 싸움에서 이겨야 살아갈 수 있다. 약육강식의 세계니까 힘센 놈이 제일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동물들의 삶은 그날그날 먹히고 먹는 일과의 연속이다. 그러나 인간의 경우에는 다르다. 공동체를 형성한 시스템에 따라 사회생활을 영위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법이 필요하다. 이 법을 만들기 위해서 고래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약속’이 동원된다. 약속을 문서화하여 강제성을 부여하고 이를 국민의 대표기관에서 결의한 것이 현대의 법률이다.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일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법률의 테두리에 다 묶어둘 수는 없다. 따라서 새로운 경우가 생길 때마다 새로운 법을 만들어야 하고 이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을 엄정한 시험으로 선발한다. 요즘은 로스쿨로 대체했지만 검사와 판사가 그들이다. 이들을 보조하고 국민을 계도하는 기관이 여럿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기관이 경찰이다.

이들이 어울려 공동체로 살아간다. 이들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존재하고 최고책임자인 대통령도 국민의 손으로 선출하는 것이 민주국가의 기본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임기5년의 대통령이 내년 5월에 물러난다. 3월9일 새 대통령을 뽑는다. 각 정당마다 경선이 치열하다. 여당에서는 벌써 이재명이 후보로 확정되었다. 군소정당에서도 후보를 내지만 국민의 관심은 의석에 따른 거대양당의 후보에 쏠린다. 제일야당의 후보는 네 사람으로 압축되어 11월5일 경선을 끝낸다. 이재명은 처음부터 리드를 지켰으나 최종 서울경선에서 62대28로 참패하여 결선투표로 가는가 했으나 그동안 벌어놓은 표가 많아 아슬아슬하게 과반을 넘기고 후보로 확정된 것이다. 그가 마지막 순간 고전한 것은 대장동게이트 때문이다. 그가 성남시장으로서 주관한 대장동 개발 건이 엄청난 비리사건으로 일파만파를 일으키며 옥죄어왔다. 경선날짜가 하루만 늦춰졌어도 후보확정은 어려웠을지 모른다는 얘기가 나돈다.

제일야당의 경선은 후보 넷이서 치고 패는 난타전을 전개하며 TV토론을 달군다. 국민들은 각자의 마음에 선호하는 후보가 있지만 한 나라의 최고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이면 도덕적으로 일반인과는 좀 다르기를 기대한다. 남보다 아는 것도 많고 경험도 걸출한 사람들이니 수준 높은 토론과 언어를 사용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런데 이번 여야 후보토론을 보면 뭐가 그다지도 급한지 숨넘어갈 새도 없이 자기말만 앞세우는데 여념이 없다. 여당의 이재명과 이낙연은 팽팽하게 맞선 토론에서 거친 말싸움을 대놓고 해댔다. 이재명이야 원래 형수욕설로 일가를 이뤘지만 평소에 점잖던 이낙연조차 이재명의 흠집을 여과 없이 쏟아냈다. 대장동의 천문학적인 부정과 비리에 초점을 맞췄다면 결선행이 가능했다고 보이는 이유다. 제일 야당의 윤석열과 홍준표 역시 거칠기는 마찬가지다. 가족관계 비리를 들춰내며 내밑들어 남 보여주는 추태는 대통령후보의 격을 떨어뜨린다. 정치인의 도덕성은 부정과 비리를 규탄하고 이를 발본색원할 수 있는 용기와 배짱에서 출발하는 것이 원칙이다. 뒷전에서 입씨름으로 싸우는 것은 비열하다. 이번에는 모든 국민들이 이 원칙에 충실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야 나라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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