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없고, 자료 제출 없고, 한방 없는 맹탕 국감
증인 없고, 자료 제출 없고, 한방 없는 맹탕 국감
  • 승인 2021.10.19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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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생중계로 진행됐던 경기도에 대한 국회의 국정감사는 한마디로 국민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국민의힘은 소위 ‘한방’도 없이 언론에 보도된 것들을 읽는 식으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추궁했다. 이 지사는 화려한 언변으로 자기를 둘러싼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오리려 대장동 사건이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몰아세웠다. ‘증인 제로’, ‘자료 제출 재로’가 가져온 한방 없는 맹탕 국감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이 지사가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대장동 사업 내용을 보고 받았는지 받지 않았는지를 따졌다. 같은 당 김도읍 의원은 이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 나오는 ‘그분’을 두고 따졌다. 김 의원은 “천화동인 1호의 절반을 소유한 ‘그분’은 누구인가. 단 1원도 안 받았다는 설계자는 어떤 사람일까”라며 이 지사를 추궁했다. 김용판 의원은 이 후보의 ‘조폭 연루설’을 제기하면서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이런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이 지사는 조목조목 반박하며 자기와의 무관함을 주장했다. 이 지사는 본인이 ‘대장동 사업을 설계했지만 대장동 게이트는 설계하지 않았다’고 했다. 국민의힘 출신 무소속 곽상도 의원 아들과 박영수 전 특검 등이 화천대유로부터 거액을 전달받았다며 ‘돈 받은 자=범인, 장물 나눈 자=도둑’이라라 했다. 조폭 연루설에 대해서도 김용판 의원이 면책 특권으로 자신을 음해한다고 오히려 역공했다.

처음부터 국감에서 실체적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기대한 국민은 많지 않았다. 야당이 요구한 국정감사 자료를 단 한 건도 제출하지 않고 야당이 요구한 증인도 단 한 사람 채택하지 않는 상태에서 어떻게 옳은 국정감사가 이루어질 수 있겠나. 야당이 기대했던 이 지사가 의혹의 몸통이라는 사실을 밝히기보다는 그에게 온갖 변명을 할 수 있는 기회만 주었다는 평가다. 이런 상태에서 국감 무용론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국감에서 대장동 의혹의 실체가 밝혀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사건을 지연시키거나 오히려 은폐하려는 것 같은 경찰이나 검찰의 수사를 지켜보고만 있을 수도 없다. 남은 것은 오직 특검뿐이다. 국민의 절대다수도 특검을 원하고 있다. 여당도 특검을 회피하고만 있다가는 나중에 훨씬 더 좋지 못한 결과가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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