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도발 정부의 인내심 국민은 불안하다
북한 미사일 도발 정부의 인내심 국민은 불안하다
  • 승인 2021.10.2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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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형 객원논설위원 행정학 박사
북한이 지난 19일 오전 잠수함 조선소가 있는 함경남도 신포에서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였다.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은 약 60km의 고도로 590km를 날아 동해상에 떨어졌다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 전역을 위협하는 거리이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SLBM으로 추정되며, 바지선에서 발사했던 2년 전과 달리, 이번에는 잠수함에서 직접 발사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이 전해진 직후 국가안전보장위원회(NSC) 긴급회의를 열어 북한의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한 뒤 이번 발사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였다. 통일부도 NSC 상임위원회가 밝힌 입장과 같이 '깊은 유감'을 표하면서,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대화 · 협력을 통한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일관되게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표명하고 있다.
북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여 우리 국민들에게 안보에 대한 불안감을 가져다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도발' '위협' 등의 표현 대신 '유감' 표명 정도의 수준에 그치고 있어 과연 정부가 북한의 무력 위협에 대해 국민들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대비책이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청와대의 이런 굴욕에 가깝다고 느낄 만큼의 신중한 태도는 가능한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대화의 장으로 불러내려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국민의 입장에서는 답답하게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현 정부가 국민들이 굴욕적이라고 느낄 만큼 북한에 대한 유화적인 태도로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이끌어 내려는 노력을 나름 이해할 수도 있지만, 그 동안 북한의 행태를 볼 때 그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자명한 일이다. 고금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어떤 도발에도 단호히 응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때에만 상대방을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은 진리이다. 그러나 현재 정부는 말로는 굳건한(?) 한·미 공조를 통해 이를 제압할 있다고 하지만 북한의 요구로 방어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서 이를 믿을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에 앞서 금년에만 이미 7번 미사일을 발사하였는데, 9월 달에만 장거리 순항 미사일과 열차 발사 탄도 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과 신형 지대공 미사일 등 신형 미사일을 네 차례 발사하였다. 이러한 북한의 잦은 미사일 발사에 대해 전문가 사이에서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북한의 대내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견해이다. 즉 금년 1월 당 대회에서 천명한 국가방위력 강화 5개년 계획이 성공적으로 실천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 대내 결속을 강화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국가방위력을 질량적으로 더욱 강화하는 것을 중요한 과업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한다"며 장거리 타격 능력을 높일 수 있는 핵 잠수함과 핵탄두를 탑재한 SLBM을 국방력 강화 과업으로 내세운 바 있어, SLBM 발사는 예견된 수순이라는 것이다.
또한 앞으로 전개될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미국과의 협상에서 그들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실력행사라는 견해도 있다. 그들이 미사일을 발사한 19일은 서울에서 한-미-일 정보기관 수장 회동이 있었고, 미국 워싱턴에서는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회동이 있었다. 이에 따라 '조건 없는 대화'를 강조하는 미국에 맞서 북한이 자신들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군사행동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그동안 북한이 한·미·일 3국이 대북 공조를 다질 때마다 미사일 발사로 도발을 감행하였다는데 근거하고 있다. 즉 지난 9월 13일 일본에서 열린 한·미·일 3국 북핵 수석대표 회동을 앞두고 북한은 11일과 12일 사거리가 1500㎞에 달하는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하였고, 2019년 5월에도 서울에서 한·미·일 안보회의가 열리던 때도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전례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어찌되었던 금년 들어 잦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국내적으로 부동산 폭등으로 경제적 불안에 시달리는 가운데 안보적으로도 불안해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더 이상 국민들이 북한의 핵무장이 가능한 미사일 위협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도록 말로만이 아니라 그 대응 방안을 분명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인내심도 좋지만 국민들의 자존심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은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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