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의 세 아들 이야기
톨스토이의 세 아들 이야기
  • 채영택
  • 승인 2021.10.2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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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는 19세기 러시아를 대표하는 위대한 작가며 사상가다. 그가 남긴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나나』 『부활』 같은 작품은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톨스토이는 창작 전기에는 나폴레옹의 침입을 배경으로 하는 역사소설 『전쟁과 평화』, 러시아 귀족계급과 그 당시 러시아 사회와 도덕과 철학 등의 문제를 다룬 『안나 카레나나』와 같은 작품을 썼지만 후기에는 종교적 에세이와 민화들을 많이 썼다. 후기 대표적인 작품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바보 이반의 이야기』이다. 그는 학교 교육에도 관심을 가져 농촌에 학교를 세우고 오랫동안 입으로 내려오는 이야기를 모아 초등교과서를 만들기도 했는데 그의 이야기 중 ‘세 아들’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아버지에게 세 아들이 있었다. 큰아들에게 재산과 곡식, 가축을 나누어 주며 “나처럼 살아라. 그러면 언제나 잘살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큰아들은 재산을 모두 받아서 아버지 곁을 떠나 인생을 편안하고 즐겁게 살기 시작한다. 왜냐하면 아버지는 인생을 즐겁게 사셨으니까 당연히 아버지처럼 편안하게 즐기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십 년이 훌쩍 지나가 버리자 큰아들은 아버지가 물려준 재산을 다 써버리고 빈털터리가 되고 만다. 큰아들은 아버지를 찾아가 재산을 더 달라고 간청을 해 보지만 아버지는 청을 들어주지 않는다. 그러자 “아버지처럼 살았는데 왜 자기는 가난하게 되었냐”고 비난을 하며 결국 악담까지 하게 된다.

아버지는 이번에는 둘째 아들에게 재산을 주며 똑같이 “나처럼 살아라. 그러면 언제나 잘살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둘째 아들은 형의 경우를 보며 아버지 말의 의미가 무엇일까 생각한다. 그러다가 아버지가 재산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낱낱이 조사를 하다가 물려받은 것을 다 써버린다. 스스로 새로 만들어 낸 것도 있었지만 큰 이익이 되질 못 했다. 결국 아들은 “아버지는 아무것도 물려준 것이 없으며 모든 것을 제 손으로 이루었다”고 소리치다가 마지막 재산마저 바닥이 나자 먹고 살길이 없어져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아버지는 막내아들에게도 똑같이 재산을 주며 똑같이 말한다. 막내아들은 두 형들에게 일어난 일들을 생각하며 아버지 말의 의미를 생각한다. 아버지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자기를 낳아 먹여주고 키워 주고 가르쳐 주고 온갖 좋은 것을 다해 준 것 밖에 기억하지를 못 했다. 막내아들은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사랑을 베풀었듯이 세상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베풀며 산다. 그제야 아버지가 만족하시며 “너는 언제나 잘 사게 될 것이다.”라고 하신다.

톨스토이는 세 부류의 사람을 이야기한다. 첫 번째 사람은 인간에게 삶이 주어진 것은 즐기라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여 인생을 낭비하는 사람. 이 사람은 결국 가난과 고통으로 생이 끝난다. 두 번째 사람은 삶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기 위해서, 하느님이 주신 삶보다 더 나은 삶을 만들기 위해서 몸부림치다가 결국 삶을 파괴하고 주어진 삶마저 잃게 되는 사람. 세 번째 사람은 하느님이 사람에게 좋은 일을 베풀어 주셨듯이 똑같이 남들에게 좋은 일을 베풀어 사는 사람으로 영원히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다.

‘세 아들’ 이야기는 종교를 떠나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을 살아가는데 교훈이 된다. 과거보다 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살아가는 우리는 더 많은 두려움과 걱정도 함께한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우리를 늘 행복하게 지켜 줄 수 있는 건 ‘스스로 세상에 좋은 일을 베풀며 사는 일’이 아닐까 한다. 궁금한 것 하나 추가, ‘아버지는 왜 진작에 말의 의미를 풀어서 가르쳐 주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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