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지 선다는 경쟁력 측정 왜곡”
“양자대결은 변별력 거의 없어”
이준석 “전례 없는 방식 안돼”
국민의힘 대권주자들 간 본경선 여론조사 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여론조사 문항이 쟁점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양자 가상대결’과, 당내 ‘4지 선다 방식’ 사이에서 주자별로 유불리에 따라 입장이 엇갈려서다.
특히 양자가상 대결을 주장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과 4지 선다 방식을 요구하는 홍준표 의원 입장 사이 의견이 첨예한 상황이다.
윤 전 총장 캠프 종합지원본부장인 권성동 의원은 “홍준표 후보가 주장하는 4지 선다형은 이재명 지지자가 우리 당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라며 “본선 경쟁력을 측정하는 데 매우 왜곡이 심하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이언주 전 의원은 윤 전 총장 측의 양자대결 조사 주장에 관해 “사실상 (민주당과의) 당대당의 지지율 (조사)로 수렴할 수 있기 때문에 (당내의) 변별력이 거의 나오지 않는 것”이라 일축했다.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의 경우 선관위 결정을 존중한다는 원칙을 앞세우고 있다.
다만 유 전 의원 측 룰 협상을 담당하는 유경준 의원은 통화에서 “정권교체 경쟁력을 묻는 4지 선다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원 전 지사 캠프 총괄인 김용태 전 의원은 “가상 양자대결이 여권 후보에 대한 경쟁력을 판별하는 데 적합하고, 따라서 ‘경쟁력 조사’에 대한 주자들과 선관위 간 기존 합의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권교체에 대한 찬반을 묻는 문항을 사전질문 형태로 추가하는 방안이 막판 테이블 위에 올라오면서 또다른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애초 정권교체 찬반 조항은 선관위 실무회의에 참여한 외부 전문가가 낸 ‘기술적 제안’에 가까웠지만, 주자들끼리 각자 유불리에 따라 의견이 갈리면서 변수로 등장했다는 설명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내 주자들 간 경선룰 갈등 상황과 관련해 “무엇을 결정하든 많은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예측 가능한 방식’이어야 하는데, 정당정치나 당내 역사 속에서 전례가 없는 방식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논란 대상인 가상 양자대결이나 ‘역선택 방지’ 등에 대해 사실상의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 선관위는 26일 오전 회의를 통해 여론조사 항목 및 방식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오는 1∼2일 국민여론조사, 3∼4일 당원투표 각각 실시하고 그 결과를 합산해 5일 최종 대선후보를 가린다.
이창준기자 cjcj@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