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 개관 10주년 기념-프랑스 매그 재단 교류전 ‘모던 라이프’
대구미술관 개관 10주년 기념-프랑스 매그 재단 교류전 ‘모던 라이프’
  • 황인옥
  • 승인 2021.10.25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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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자코메티…미술 거장 작품 대구서 만난다
양기관 소장품 ‘모더니즘’ 주제 연구
탈-형상화·추상·풍경 등 8개 소주제
뒤뷔페 등 78명 대표작 144점 선봬
“담론에 갇히지 말고 영감 얻게 되길”
샤갈작LaVie
샤갈 작 ‘La Vie’

프랑스의 국보인 샤갈의 작품이 대구미술관에 걸렸다. 대구미술관(관장 최은주) 개관 10주년 기념 해외교류전인 ‘모던 라이프(Modern Life)’에 샤갈의 작품이 포함됐다. 프랑스의 매그 재단(대표 아드리앙 매그)의 소장품인데, 해외 나들이는 이번이 처음이다.

‘모던 라이프’ 전시는 프랑스 최초의 사립미술기관인 매그 재단과 대구미술관이 모더니즘을 주제어로 양 기관의 소장품을 공동 연구하는 프로젝트다. 지난 2년간 진행한 연구의 결과물인 이번 전시는 작가 78명의 대표작 144점을 통해 당대 예술가들이 순수하게 예술에만 의지하며 부단히 추구했던 미적 근대성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두 문화의 만남, 서로 다른 회화의 전통을 가진 두 미술계의 만남을 선보인다.

매그 재단(Marguerite et Aime Fondation)은 프랑스 코트 다쥐르의 아름다운 지역인 생-폴 드 방스에 위치한 기관으로, 조르주 브라크, 알렉산더 칼더, 마르크 샤갈,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 20세기 미술사에서 중요한 족적을 남긴 유명 미술가들의 작품 약 13,000점을 소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출품작에서 ‘모더니티(Modernity)’의 전이와 변용적 측면을 발견할 수 있다. 모더니티의 범주에 속해 있는 모더니즘(Modernism) 미술은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중반까지 치열한 예술적 실험을 통해 제2차 세계대전 이전 유럽을 중심으로 펼쳐졌던 미술의 전개를 필연적인 진보의 역사로 정립할 수 있도록 기능했다.

동시에 미학적 혹은 역사적 근거를 끊임없이 제시하며 당대의 현상적 역사를 미술의 발전 논리에까지 확장시켰고, 1960년대 후반, ‘현실’을 반영하는 변화들이 예술에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번 전시는 출품작을 투과하여 볼 수 있는 이러한 ‘현실성’에 주목했다.

전시는 총 8개의 소주제로 나누어져 있으며 첫 번째 섹션은 ‘탈-형상화’다. 인간에 대한 탐구를 기반으로 변형된 구조와 독특한 면 분할을 통해 형상적인 양식에서 벗어나려는 예술의 자율성을 보여준다. 알베르토 자코메티, 장 뒤뷔페, 훌리오 곤잘레스, 최영림 등 15점을 만날 수 있다.

두 번째는 ‘풍경-기억’이다. 피에르 탈 코트(Pierre Tal-Coat), 안나 에바 베르그만(Anne-Eva Bergman), 유영국, 김창열 등 16점의 작품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주변의 풍경과 기억을 소환한다.

세 번째 섹션은 ‘추상’이다. 추상은 모더니즘 미술에서 빠질 수 없는 담론이며 많은 미술 이론가들의 연구 주제 중 하나이다. 추상의 물결은 전후 유럽, 미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및 전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갔는데, 특히 이번 섹션에서는 고차원의 사유를 이끌어 내는 한묵, 이우환, 정점식, 이강소 등의 작품과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브람 반 벨데(Bram van Velde), 파블로 팔라주엘로(Pablo Palazuelo), 에두아르도 칠리다(Eduardo Chillida)의 작품이 추상의 전이를 보여준다.

네 번째 ‘글’에서는 앙리 미쇼(Henri Michaux), 한스 아르퉁(Hans Hartung) 등 작품 속에 스며있는 여러 형태의 문자를 발견할 수 있는 회화와 최병소, 박서보, 이배 등 분명 작품 속에 존재하지만 쉽게 식별되지 않는 문자들을 품은 작품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다섯 번째 섹션은, ‘초현대적 고독’이다. 전후 모더니즘 미술이 끊임없이 쏟아낸 형식적인 변화들을 현대적인 개념으로 계승한 작품들 속에 잠시 숨을 고를 여유를 선사한다. 정병국, 최민화, 한운성, 자크 모노리(Jacques Monory), 발레리오 아다미(Valerio Adami), 에로(Erro)의 작품이 ‘개인’ 혹은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여섯 번째는 ‘평면으로의 귀환’이다. 평면성과 색채의 율동감을 보여주는 시몬 한타이(Simon Hantai), 클로드 비알라(Claude Viallat), 프랑수와 루앙(Francois Rouan)과 김기린, 윤형근, 이우환, 리차드 세라(Richard Serra) 등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공간은 회화의 본질과 태생적 특성 그리고 죽음의 과정을 겪어야만 새롭게 태어나는 자연의 순리에 대입시킨 회화의 미래를 예견해보는 자리다.

일곱 번째 섹션 ‘재신비화된 세상’에서는 인간에 대한 성찰이 담은 이응노, 인간의 존재성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서세옥의 작품이 소개된다. 또한 프랑스 국보로 이번 전시를 위해 프랑스 문화부 허가를 받고 한국에 반입한 마르크 샤갈(Marc Chagall)의 ‘La Vie 삶’도 포함되어 있다.

마지막 여덟 번째 섹션은 ‘기원’이다.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를 비롯해 이건용, 이우환, 리차드 롱(Richard Long)의 작품이 설치되어 있는 이 공간은 인간과 자연, 세계와 우주의 지속적이며 순환적인 관계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의 공동기획자인 올리비에 들라발라드 객원 큐레이터(케르게넥 미술관(Domain de Kerguehennec) 前 디렉터)는 “양 기관의 소장품을 한 자리에 선보이며 하나의 개념을 이야기로 재구성하는 것은 결코 어떠한 이론이나 담론 속에 갇혀있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작품을 함께 감상하며 행복을 나누고, 작품으로부터 받은 영감과 감정에 대해 대화하기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시와 함께 11월 중 공동큐레이터가 이번 전시의 기획 의도 및 주요 작품을 소개하는 ‘큐레이터와의 대화’를 진행하며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도 선보인다. 전시는 내년 3월 27일까지. 문의 053-803-7900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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