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도 자산이다
실패도 자산이다
  • 승인 2021.10.2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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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젠더와 자치분권연구소장
실패야 괜찮아, 대구가 안아줄게.

참 멋진 말이다. 실패해도 괜찮다고? 그것도 위로의 포옹이 기다리고 있다니.

실패를 걱정하고 감추고 싶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흔드는 말이다.

10월 13일은 세계 실패의 날이다.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만들고, 나아가 실패의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실패율을 낮춘다는 취지에서 2010년 핀란드 알토대 창업동아리 알토이에스가 창립한 기념일이다.

우리나라는 018년 행정안전부에서 실패박람회를 개최했다. 실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재도전 활성화정책과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박람회다. 시민들이 함께 참여해 다양한 실패 경험을 공유하고 이를 사회적으로 자산화해 실패에 대한 인식 전환과 재도전을 응원하자는 취지다. 지난 2019년부터 시작해 올해 3회차를 맞는 대구는 28일부터 사흘간 온라인으로 시민들의 일상에 찾아가 재도전의 희망과 일상회복의 응원을 전한다.

프로그램 중에서는 시민이 바라는 사회를 논하는 ‘시민토피아’와 지역 아티스트들이 시민의 재도전을 응원하는 ‘괜찮아 토닥토닥 콘서트’, 다양한 분야의 연사가 자신의 실패와 재도전 사연을 풀어내는 ‘실패 공감 토크쇼’ , 재창업을 위한 컨퍼런스 ‘무엇이든 물어보실패’ 등이 있다. 행사는 공식 유튜브 채널 ‘실패박람회 인 대구’를 통해 생방송으로 진행되며 시민 누구나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다.

실패박람회는 전국민참여 행사로 기획되었기에 다시 시작하는 이에게, 이웃을 응원하고픈 이에게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을 기대한다.

부산은 ‘마! 개안타’, 제주는 ‘실패는 경험, 다가올 기회’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되고 있다.

2017년 세종시 조치원읍에 설립된 사회적협동조합인 청년희망팩토리는 ‘청년아고라’ 사업을 펼친다.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6개 권역의 지역 청년 80여 명을 모아 지역살이의 어려운 점과 실천적 해결 방법, 대안 등을 모색한다. 지방분권과 청년문제 해결을 위한 성공과 실패의 경험은 창의적인 정책을 만들어 낼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행정안전부는 실패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 개선과 재도전 문화의 확산을 위해 ‘제9회 재도전 사례 공모전(다시 쓰는 성공기)’도 개최한다.

세계 재도전 포럼은 정부가 4년 전부터 추진 중인 실패 박람회의 주요 성과를 공유하고, 국내·외 실패 극복과 재도전 문화를 공유하는 자리다. 세계 실패·재도전 관련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실패를 용인하고 포용하는 문화 확산을 위한 민간과 공공의 역할, 글로벌 연대 계획 등에 대한 대담도 진행됐다.

실패는 혁신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이는 혁신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실패가 성공의 과정이라는 인식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실패 경험을 공유하고 실패의 유형을 포착해 정책 개선을 시도하고 실패 빅데이터를 재도전 문화 확산을 위한 자산으로 활용할 것이다.

성공한 결과만 아니라 실패한 과정도 소중히 여기는 정부 차원의 인식의 전환을 접하며 백서를 내놓기 전에 녹서를 만드는 유럽의 사례가 마냥 부러운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눈 떠보니 선진국”에서는 유럽연합의 녹서 제도를 소개하고 있다. 녹서는 정책을 결정하기에 앞서 사회 전체의 토론을 요청하는 제안이다. 예를 들어 독일 정부는 노동 4.0이라는 백서를 내놓기 2년 전에 노동 4.0이라는 녹서를 내놓고 “디지털화되어가는 사회적 변동 속에서 ‘좋은 노동’이라고 하는 이상은 어떻게 유지되고 강화될 수 있을 것인가?”를 독일 사회에 물었다. 그 과정을 거쳐 ‘노동 4.0’ 백서가 완성된다.

실패박람회를 보면서 어쩌다 살림살이는 나아졌지만 그걸 어떻게 나눠야 할지 모르는, 어쩌다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이 ‘제대로 선진국’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한다면 지나친 낙관인가.

실패박람회가 코로나19 팬더믹으로 지친 시민들에게 위로가 되어, 가슴 뛰는 재도전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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