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는 왜 주먹만 한가 - 모든 일에는 조짐이 있다
참새는 왜 주먹만 한가 - 모든 일에는 조짐이 있다
  • 승인 2021.10.2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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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대구문인협회장 교육학박사
아직 학교에 들기 전 어릴 적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땅굴 속의 쥐들이 갑자기 밖으로 뛰쳐나와 달리기를 하면 큰 지진(地震)이 일어날 징조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습니다. 그러나 그 때에는 지진의 개념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인지 그저 무슨 큰일 정도로만 생각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그 때에도 어떤 일이 일어나면 그 일 때문에 반드시 또 다른 일이 뒤따라 일어난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느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뒷날, 뉴스 영상에서 메뚜기가 갑자기 많이 나타나 들판을 초토화 시키는 장면이라든지, 나뭇가지가 찢어지도록 나비 떼가 주렁주렁 매어달린 외국의 모습을 보고도 어릴 때 들었던 쥐 이야기를 떠올리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담배밭에서 잎을 갉아먹는 벌레들이 하도 많이 생겨서 몸서리를 치며,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를 걱정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모든 일에는 반드시 조짐이 일어난다는 생각을 더욱 굳게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새들도 어떠한 일의 조짐을 미리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영화(映畵)에서는 숲속의 새들이 갑자기 날아오르면 그곳에는 반드시 어떠한 사건이 일어나곤 하는 걸 보면 이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 말만 해도 그렇습니다. 까치 소리가 마을로 낯선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까치는 동구 근처 활엽수의 8, 9할의 높이에 둥지를 짓습니다. 그리고는 마을을 내려다보며 먹이를 찾습니다. 눈썰미 좋은 까치는 마을사람들의 동향을 살피며 어디에 먹을 만한 것을 내다버리는지, 언제쯤 콩 열매가 여무는지를 살펴봅니다.

그러다가 낯선 걸음걸이를 보고는 처음 보는 사람이라며 깟깟 짖어댑니다. 자기들만의 경계 신호입니다. 이러한 까치 소리를 들으면 마을사람들은 무슨 일인가 하고, 그 조짐을 풀어보게 됩니다. 그리하여 오랜 경험으로 까치가 갑자기 울어대면 낯선 사람이 마을로 찾아온다는 것을 짐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낯선 사람이 해를 끼치는 사람보다는 반가운 사람이면 좋겠다는 염원을 담았기에 ‘반가운 손님’으로 굳어지지 않았을까 합니다.

아마 지금도 시골에서는 마을 근처의 나무 위에서 까치가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향해 앉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는 바람 속에서 언제쯤 봄이 올지를 가늠하고, 알을 품을 준비를 할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새들은 둥지 안에 먹이를 모아 두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저 배가 고프면 땅으로 내려와 먹이를 찾고 어두우면 다시 둥지로 날아올라 잠을 청합니다.

그러고 보니 성경 구절이 떠오릅니다.

“보라, 새들은 씨를 뿌리지 않지만 배를 곯지 않으니….”

어릴 적 주일학교에 나가 이 구절을 들었을 때에 여러 번 고개를 갸웃거렸던 일이 떠오릅니다.

그 무렵 우리 집에는 디딜방아가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이웃집에서 곡식을 들고 와서 많이 빻아갔습니다. 그러면 반드시 찾아오는 새들이 있었습니다. 배가 고픈 참새들이었습니다. 새들은 사람들의 손에 잡힐 만큼 가까운 거리까지 다가와 낟알을 쪼아 먹었습니다. 눈이 내리는 날이면 더욱 많이 몰려왔습니다.

참새들은 비록 씨앗은 뿌리지 않지만 그보다 훨씬 더 위험한 일을 겪어야 먹이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씨앗을 찾지 못했을 때를 대비하여 자신의 몸 부피를 크게 할 수 없었습니다. 늘 조금만 먹어도 유지될 수 있은 작은 부피를 유지해야만 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일에는 조짐이 따르고, 그에 따라 결과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어떠한 조짐을 맞이하고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내가 얻게 되는 결과는 확연하게 달라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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