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과 정치 지도자의 품격
대선과 정치 지도자의 품격
  • 승인 2021.10.3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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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일 영남이공대학교 여행·항공마스터과 교수
2022년 3월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는 물론 야권 후보들 간의 경쟁과 대립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우여곡절 끝에 결선투표 없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대선 후보로 선출되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최종 4명의 후보자로 압축해 경선 레이스에 돌입, 4차례의 합동 토론회를 개최하고 여론조사를 통해 최종후보자를 선출하기 위한 막바지 경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등 내년 대통령선거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고 있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여야 양당의 후보자 중에서 제20대 대통령이 선출돼 5년간 국정을 수행할 대한민국호의 수장이 될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이번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여야의 주요 후보들은 역대 어느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후보 보다 국민의 신망을 얻지 못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지표를 살펴보면 후보의 호감도 보다는 비호감도가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조사해 22일 발표한 정기조사에 따르면 주요 대선 후보들의 비호감도는 여당 후보인 이 후보 60%, 야당 후보인 윤 후보는 62%, 홍 후보는 59%이며, 다른 기관의 조사도 예외 없이 호감도에 비해 비호감도가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고 제3의 후보에 대한 기대치도 높지 않아,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비호감도는 62%,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비호감도는 72%로 조사되는 등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할 사람이 없다는 하소연과 함께 피로감을 호소하는 국민도 다수 존재한다. '그밖의 자세한 사항은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런 실정이면 유권자들은 내년 대선에서는 본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원하지 않는 비호감의 후보 중에서 대통령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으며 차선의 선택을 고려하기도 쉽지 않게 되었다. 대선 주요 후보들의 비호감도가 높은 이유는 후보들이 각종 비리와 의혹으로 점철되고 연일 계속되는 말실수 등 끊임없는 논란으로 인하여 후보들의 자질에 의구심을 표하는 사태로 비화한 것도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선거는 대의 민주주의의 근간으로 후보들은 자신의 정책과 사상을 홍보하고 활발한 토론과 논쟁을 바탕으로 여론의 검증을 통하여 최종적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는 정당한 절차이며 민주주의의 꽃이다. 비전과 정책으로 유권자들의 공감과 지지를 받아야 할 선거가 하루가 다르게 설화와 의혹이 터져 나오고 상대 후보에 대한 비난과 공격의 수위는 이미 도를 넘은 지 오래되었다. 국가의 지도자인 대통령이 될 후보를 뽑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고 쟁취하기 위한 조직의 우두머리 쟁탈전 같은 지금의 행태는 국민의 인내심을 임계점에 이르게 하고 있다.

여론은 이번 대선처럼 의혹과 비이성적 장면들이 난무하며 민주주의 선거의 품격과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우려하고 있지만, 대선 후보들은 국민의 걱정과 염려는 안중에 없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의견도 다수 존재한다. 여권이 최종 후보로 선출한 이 후보는 과거 음주운전 전과, 욕설 파문, 여배우 스캔들 등으로 도덕성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가‘화천대유’로 대표되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에 휩싸여 있다. 야권의 유력 후보들 역시 논란에서 그다지 자유롭지만은 않다. 윤 후보는 자신의 고발 사주 의혹을 비롯해 장모와 부인의 주가조작 연루 혐의 및 잦은 말실수와 구설로 인해 ‘1일 1실언’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 옹호 발언과 사과하는 과정에서 개 사진 논란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는 등 곤혹스러운 형국이다. 홍 후보 역시 과거의 막말 발언 및 거친 표현으로 인해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이 각종 의혹의 주인공이 되어 공약보다는 후보들의 범죄 여부로 연일 논쟁을 벌이며 비호감도가 호감도를 압도하는 작금의 현실은 한국 민주주의의 비극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찍을 사람이 없다’는 글이 연일 올라오고 “정말 이런 대선은 처음이며 후보들이 오십보, 백보라 차악을 뽑기도 어렵다”라는 자조 섞인 의견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품격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된 바탕과 타고난 성품 또는 사물에서 느껴지는 품위로 품성과 인격을 의미한다” 현행의 정치 구도하에서 지도자의 품격을 논하는 것은 부질없지만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이 국민을 상대로 하는 공적인 말과 행동에는 최소한의 품격을 지녀야 한다. 품격을 갖추지 못한 지도자가 힘으로 국민을 다스릴 수는 있지만 존경받을 수 없듯이 국민에게 희망과 신뢰를 주지 못하는 정치로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최소한의 도덕적 품격을 갖춘 정치 지도자를 원하는 국민의 갈망과 분열과 비난, 대립과 갈등의 대선판은 국민에게 감동을 주기는 고사하고 정치 혐오감만 키운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은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소통과 양보의 리더십으로 16년 동안 독일을 이끌었던 앙겔라 메르켈 총리나 2008년 미국 대선에서 비록 패하였지만, 겸손과 도량의 리더십을 보여준 매케인 후보와 같은 품격있는 정치 지도자를 우리는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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