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부활?”…2030 직장인 벌써부터 스트레스
“회식 부활?”…2030 직장인 벌써부터 스트레스
  • 한지연
  • 승인 2021.10.3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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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갑지만 않은‘위드 코로나’
“저녁 있는 삶 뺏길라” 걱정
“밥이라도 내 맘대로 안 되나”
“‘위드코로나’라고 해서 저녁을 온전히 즐길 수 있을진 모르겠어요. 그동안 밀렸던 회식들이 줄줄이 열릴 것 같은데, 이젠 코로나 핑계가 안 통하려나요?”

11월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에 들어가면서 대구지역 2030세대 직장인들의 근심이 이만저만 아니다. 의도치 않게 ‘회식으로부터의 해방’을 가져다준 코로나19가 일상화되면서 “저녁있는 삶을 도리어 빼앗기게 되진 않을까”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구의 한 기업체에서 회계업무를 맡고 있는 3년차 직장인 김모(여·26)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퇴근을 하고나면 틈틈이 주식을 비롯한 재테크 공부에 열중했다. ‘빚투’(빚을 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는) 등 재테크 열풍이 불면서 경제흐름에 대한 경각심이 한층 높아졌다.

자격증 취득과 같은 자기계발도 꾸준히 해왔다는 김 씨는 ‘위드코로나’가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지난해부터 회식이 거의 없다시피해 마련할 수 있었던 퇴근 후 시간들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다.

김 씨는 “재택근무가 한동안 이뤄져 출퇴근 이동시간이 많이 단축됐고 회식도 없다시피해 저녁있는 삶이 보장됐는데, 위드코로나가 되면 이 생활도 끝이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하면서 “재테크나 자기계발 시간을 엄청 뺏기게 될 것 같다. 뭐든지 빨리 변하고 고용안정도 보장하기 어려운 지금, 나를 위한 시간이 더욱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모임 인원제한 등으로 대구지역 기업 대부분은 지난해 회식을 줄이는 모양새였다. 2020년 대구상공회의소가 지역 기업 300개를 대상으로 코로나 이후 업무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90%가 회식이 줄었다고 했다. 외부출장과 회의는 모두 86% 줄었다.

이 같은 대구지역 기업문화의 변화가 위드코로나 속에서 다시 원상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사기업만의 몫은 아니다. 지역 공직사회에서도 2030세대를 중심으로 위드코로나에도 회식 자제가 유지되길 희망하는 분위기이다.

대구의 한 30대 공무원은 “벌써부터 회식날짜를 잡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원래 회식이 많은 편이 아니었다고 해도 부담감이 따를 수밖에 없다”라며 “지역 내 코로나19로 인해 밀린 행사도 잇따라 열릴 것으로 보여 회식이 지난해보다는 많이 늘어나게 체감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도 회식과 관련해 ‘앓는 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회식 때문에 위드코로나를 마냥 반길 수가 없다. 회식 없는 거랑 재택근무가 유지되면 참 좋을 텐데”, “밥만이라도 먹고 싶은 사람과 먹으면 안 되나?” 등이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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