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의 서막은 시작되었는데…
대선의 서막은 시작되었는데…
  • 승인 2021.11.0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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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형 객원논설위원 행정학 박사

내년 3월 9일에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4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대선 후보의 윤곽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지난 10월 10일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장동 부동산 개발 특혜 비리 사태 관련 의혹에도 불구하고 광주, 전남 순회경선 지역 당원 투표에서만 이낙연 후보에게 패했을 뿐 모든 권역에서 50% 이상을 득표하여 최종 누적 득표율 50,29%로 결선 투표 없이 대선후보로 결정되었다.

제1야당인 국민의 힘은 2차 컷 오프를 통과한 윤석열,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후보를 대상으로 11월 1일부터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투표를 실시하여 내일 최종 후보가 결정된다. 당초 윤석열후보가 우세할 것이라고 예상되던 것과 달리 1·2위 간의 경합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민의 힘 지지율이 여론조사에서 최대 47%를 넘는 등 역대 최대치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진행되고 있는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투표가 이틀째인 2일까지 54%가 넘는 등 열기가 넘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무야홍'으로 대표되는 20~40대에서는 홍준표 후보의 우세가, 50대 이상에서는 윤석열 후보의 우세가 점쳐진다는 분석이 많아 누가 최종 후보로 선출될지 귀추(歸趨)가 주목된다.

이외에도 지난 10월 24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새로운 물결을 창당하면서 대선출마를 공식화하였으며, 안철수 국민의 당 대표가 지난 11월 1일 대선출마를 선언하였고,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는 등 대통령 선거라는 경기장에 들어설 선수들이 속속 확정되어 가고 있다.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아 후보들 간에 어떤 이합집산이 이루어질 지 알 수 없으나, 우리의 정치 지형상 종국에 가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국민의 힘 후보 간의 격전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국민들은 없을 것이다.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로서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하고, 행정권의 수반으로서 국정을 총괄하는 최고 책임자이자 지도자이다. 따라서 취임식에서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한다는 선서를 한다. 이와 같이 대통령에게는 재임 중 튼튼한 국가안보는 물론 지속적인 국가발전을 도모하고 국리민복을 추구하여 선진 복지국가를 실현시켜 나가야 할 중차대한 책무가 부하돼 있기 때문에 그 만큼의 권한이 주어져 있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의 정치사에서는 아직 퇴임하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을 제외하고 모든 대통령들에게는 정권 획득과정에서 또는 재임 중 권한 남용으로 인한 불행한 흑역사가 있다. 즉 정부수립이후 19대에 걸쳐 12명의 대통령을 배출하였으나, 초대 이승만 대통령부터 18대 박근혜대통령까지 어느 누구 하나 평탄한 노후를 보낸 사람은 없다. 이승만 대통령은 4.19로, 윤보선 대통령은 5. 16으로, 박정희대통령은 부하의 저격으로, 최규하 대통령은 군부의 압력으로 자의(自意)가 아닌 타의(他意)에 의해 그 직을 상실하였고, 정권수립 40년 만에 최초로 임기를 마치고 청와대에서 나왔다는 전두환 대통령을 비롯한 노태우 · 이명박 대통령은 정권획득 및 재임 중 각종 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최초로 재직 중 탄핵을 당하고, 영어(囹圄)의 몸이 되었으며, 김영삼 · 김대중 대통령은 퇴임 후 자식들이 각종 권력형 비리로 구속되었으며, 노무현 대통령은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불행한 역사가 있다. 이는 곧 우리 국민들의 슬픔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요즈음 상황 같아서면 김영삼 · 김대중 대통령도 과연 자식들의 권력형 비리를 아버지가 모를 수가 있느냐며 곤욕을 치렀을 것이 자명하다.

내년에 선출되는 20대 대통령의 책무 또한 모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밝히는 것과 같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현 정부는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경제정책의 실패와 더불어 지난 2년 동안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와 국가부채의 폭발적인 증가, 부동산 폭등, 금리인상, 물가상승, 실업증가 등등 어느 하나 국민들의 삶에 희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부의 입장과는 달리 제2의 IMF와 같은 사태가 오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따라서 차기 대통령은 이런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국민들의 삶의 안정을 도모해야 중차대한 책무가 있다.

그런데 현재 등장하고 있는 대선 후보들의 면면을 볼 때 선거기간 내내 국민들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정책대안의 제시와 이를 근거로 한 토론이 아닌 상대방의 개인적인 비리나 의혹을 파헤치거나 자질 논란으로 소모하지 않을까 두렵다. 선거에서 국민들은 기권하거나 주어진 선택지 안에서 한 명을 선택할 수밖에 다른 대안은 없다. 투표용지에 '적격자 없음' 난을 하나 만들면 어떨까하는 망상(妄想)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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