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는
수박과 배가 유명 합니다
우리 동네에서는
상호네 수박이 제일 크고
배나무 꽃도 먼저 핍니다
올해도 그랬습니다
우리 동네에서는
어른들 모두
올해는, 올해는 하지만
상호네를 아무도 못 이깁니다
우리 동네에서는
제일 부지런한 상호네 집
아무도 못 따라 갑니다.
◇안영선=『아동문학평론』『문학공간』『농민문학』신인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한국아동문학인협회 회원, 교원문학상, 공무원 문예대전 최우수상, 해양문학상 받음, 독도사랑상 받음(동북아역사 재단), 동시집: 잠시를 못 참고, 독도야 우리가 지켜 줄게, 독도는 우리가 지키고 있어요, 대신맨, 다 함께 돌자 대구 한 바퀴 등.
<해설> 편하고 쉬운 시를 읽으면서 싱긋이 미소를 짓게 된다. 그 집안 사정을 뻔히 알게 되는 시골 마을, 농촌 마을에는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어디든 있는 모양이다. 참 이상한 공통점이긴 하지만, 정겨운 이런 일은 사라지고 잊힌 어릴 적 일을 소환해 온다. 아마도 상호네는 뭐든 월등하리란 생각이 든다. 공부를 잘 하는 집은 모두 잘하였고, 일손이 척척 맞아서 농사일을 남들보다 빨리 끝내고 돌아가는 집은 늘 그러하였다. 똑 같은 봄이 온 것은 분명한데 유독 상호네 집 배꽃은 다른 집보다 빨리 핀다지 않은가. 이런 일을 리듬감 있게 한 마을을 탐방한 생기발랄한 방송 리포터답게 시인은 써 내렸다. -정소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