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합의 실패…왜 한국만 폭주하나
탄소중립 합의 실패…왜 한국만 폭주하나
  • 승인 2021.11.0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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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은 집은 장맛도 쓰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 영국 글래스고의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딱 어울리는 말이다.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이탈리아 로마에 모여 탄소중립 시점을 2050년으로 확정하려 했으나 중국·러시아·인도 등의 반발로 실패했다. G20 정상들은 회의 후 공동성명을 냈는데 2050년 대신 “금세기 중반까지”라는 말로 얼버무렸다.

가장 먼저 잔치판에 재를 뿌린 나라는 중국과 러시아다. 시진핑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COP26에 앞서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아예 불참했다. 탄소배출 세계 1위국인 중국은 최근 전력난을 겪으면서 석탄 수입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러시아도 천연가스 수출국이라 조기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제로)에 별 관심이 없다. 그러니 G20 공동선언문은 탄소중립 시점을 2050년으로 못 박지 못하고 “금세기 중반까지”라는 애매한 수사로 얼버무리게 된 것이다.

글래스고 당사국총회는 완전히 깽판이 됐다. 중·러는 탄소중립 목표연도를 미국이나 유럽 주요국보다 10년이나 뒤로 물렸다. 탄소배출 3위인 인도는 아예 입을 다물었다. 그러면서 선진국 책임론을 제기했다.

반발한 국가들은 탄소배출이 유독 많다. 중국은 자그마치 전 세계 배출량의 30%나 된다. 이어 미국(14.34%), 인도(6.8%), 러시아(4.88%), 일본(3.47%) 순이다. 중국은 탄소중립 목표가 2060년, 인도는 탄소중립을 거부하고 있다. 한국(1.75%)은 9위에 랭크됐지만 탄소중립 계획은 선두 그룹이다. 이래서 걱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50년까지 국내 석탄발전을 중단하겠다며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40% 감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문 대통령이 제시한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2018년 대비) 40%는 연평균 4.17% 줄여야 한다는 점에서 연평균 감축률 2.81%인 미국이나 1.98%인 유럽연합(EU)에 비해 부담이 과중하다. 문 대통령은 앞서 G20 정상회의에서도 2050년까지 석탄발전을 전면 폐기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탈원전을 고집하면서 탄소 중립을 추진하는 것도 현실성이 없다. 산업계를 위험에 빠뜨릴 탄소중립 계획을 짜는 것은 임기 말 정권이 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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