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처 다변화 중요성 일깨운 ‘요소수 대란’
수입처 다변화 중요성 일깨운 ‘요소수 대란’
  • 승인 2021.11.0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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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품귀 현상에 온 나라가 난리다. 대구도 주유소마다 대형 화물차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 디젤(경유) 차량에 꼭 필요한 '요소수(尿素水)'를 사기 위해서다. 하루에 1~2개 나가던 요소수가 대란 난다고 하자 밤새 주유소 30곳 돌아도 허탕이라는 글이 보인다. 가격이 10배로 뛰었고'15배 폭리 판매'라는 글도 보인다.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현재 국내 제조업체들이 보유한 요소수 재고는 1~2개월 분량에 불과하다. 한국도 2015년 1월 이후 판매된 디젤차는 요소수를 촉매제로 활용하는 배출가스 저감장치(SCR)를 필수로 장착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운행되는 디젤화물차 330만대 가운데 60%인 200만대 정도에 SCR이 장착돼 있다.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요소수 품귀현상으로 인한 당장의 피해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이 확산할 경우 구급차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구소방서가 보유 중인 출동 차량 414대 중 약 49%(205대)가 요소수를 사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요소가 비료 등에도 쓰이는 필수 소재라는 점에서 이번 대란을 계기로 자체 생산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품귀사태가 끝나면 채산성 문제가 대두되고 더욱 요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석탄의 국내생산을 늘려야 하는데 이는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온실가스 규제를 정면으로 역행하는 행위여서 곤란하다.

결국 대안은 수입선 다변화다. 올해 1~9월 누적 기준 요소수의 원료인 산업용 요소는 97.6%가 중국산일 정도로 과도히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디젤 비중이 40% 이상인 유럽연합(EU)은 자체 요소수 공급 시스템을 갖춰 중국 의존도를 낮춰온 탓으로 타격을 거의 받지 않고 있다.

이번 파동은 며칠 사이에 벌어진 일이 아니다. 중국의 호주산 석탄 수입이 중단된 지 벌써 1년이나 됐고 요소수 수출 제한이 이뤄진 것도 20일이 넘었다. '뒷북 행정'이 초래한 전형적 인재(人災)라고 문재인 정부가 질책당하는 이유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같은 분쟁은 언제든 재연될 수 있고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 다른 광물에서도 '제2의 요소수 파동'이 이어질 수 있다. 이번 기회에 중국 의존도가 80%를 넘는 품목(1,850개)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 매번 뒤통수를 맞으면서 중국의 '선처'만 읍소할 것이 아니라 중국 의존을 줄일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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