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반을 외치다
반반을 외치다
  • 승인 2021.11.0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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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아

짬뽕도 자장면도 먹고 싶다

이쪽과 저쪽의 담장은 검고 붉어

한 그릇 속 둘을 담기까지는

선명한 경계가 있어야 했다

침범하지 말아야 할 영역을 두고

책상을 둘로 가른 초등학교 때부터

너와 나는 반반에 길들여졌다

어떻게 한 사람만 사랑할 수가 있냐고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의 절규를 두고도

너와 나의 주장은 각기 달랐다

하나만을 선택해야 한다는 건 정말이지 곤혹스러운 일

한쪽만을 강요하는 그대 앞에서

순응에 길들여지지 못한 나

언젠가부터 색다른 날개를 꿈꾸기 시작했다

◇김정아 = 경북 상주 출생. 형상시학회, 대구시인협회, 문장작가회 회원, 시집 : 『채널의 입술』

<해설>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선택을 해야만 하는 순간이면 그리도 쉽게만 느껴졌던 결정이 힘이 들어 신탁을 하기도 한다. 나의 지난 일을 알아맞히는 신묘한 일을 경험하면서 이 양반이 도대체 나의 어디까지를 알고 있나 싶은 마음에 기어이 나의 모든 속내를 드러내게 되면, 급기야 나의 가깝고, 먼 미래를 감히 예견하여 말하여 준다. 이렇듯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선택에 대한 결정은 어렵고도 망설여지는 일이다. 시인은 이런 경험과 주변의 간접경험을 보며 각도를 달리하여 글을 펼쳤다. 가히 누구나 공감하며 ‘결정장애’라는 말이 난무하는 요즘에 재미있게 읽히는 글이다. -정소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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