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준원 ‘생태주의 詩세계’ 출간 “파괴된 생태계, 영성주의로 해결”
설준원 ‘생태주의 詩세계’ 출간 “파괴된 생태계, 영성주의로 해결”
  • 황인옥
  • 승인 2021.11.1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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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파괴 주범인 인간중심 사고
욕망 제어 해결책으로 영성 주목
성경 속 자연과 공존하는 삶 언급
시구-성경구절 연결 해석 시도
설준원
설준원 작가.

생태주의詩세계책표지
책 ‘생태주의 詩세계’

코로나 19가 인간의 삶을 집어 삼킨 지 벌써 2년. 문제는 여전히 끝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사스와 메르스 그리고 코로나 19라는 바이러스의 창궐을 경험하면서 인류는 인간의 욕망에 의해 자연에 가해지는 폭력을 새삼 재인식하게 되었고, 개선을 위한 기운들을 집약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대개 두 가지 차원으로 수렴된다. 사회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전통 환경주의와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체에 있어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태주의 등이다.

시인이자 생태사학자인 설준원은 환경주의나 생태주의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불가능하다고 인식하고 한 걸음 더 나가 생태영성주의를 설파한다. 생태주의에 영성주의를 포함한 개념이다. 그는 최근 자신의 커넬대 국내 분교 박사 논문에서 생태영성주의를 세계 최초로 제시하고, 이를 다듬어 ‘생태주의 시(詩)세계’라는 책을 출간했다.

그는 고생대와 중생대 그리고 신생대 이후의 세계를 생태대로 명명했다. 생태대는 인간이 모든 생명체와 공존하는 영적으로 평화로운 시대를 의미한다. 그는 환경파괴의 주범은 인간중심주의적인 사고이며 그 근저에 깔린 인간의 욕망이라고 판단하고 인간의 욕망을 제어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영성주의에 주목한다.

그는 영성주의의 기반으로 성경에 주목한다. 이미 성경에 창조주가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언급한 내용들을 제시하며 행동이나 제도 이전에 인간중심으로 점철된 인간의 마음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저자는 생태영성주의를 새로운 재창조의 역사라며 현생 인류가 영속할 수 있는 해법으로 생태영성주의를 제시하고 있다.

“창세기에 창조주께서 생태주의에 대한 말씀을 하셨다. 그 말씀을 실천할 때가 인류의 위기 상태인 바로 지금이다.”

생태주의와 영성주의의 결합으로 인류의 영생을 주장하는 그의 논리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시(詩)들과 성경구절을 연결해 재해석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설 박사는 이육사의 ‘광야’, 윤동주의 ‘십자가’, 박두진의 ‘해의 품으로’와 ‘푸른 하늘 아래’, ‘해’ 등 조국광복에 대한 간절한 염원이나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민족적 현실과 광복 직후 새 시대에 대한 희망과 창조적 의지 등을 창세기 등 성경과 연관 지어 재해석한다.

그는 또한 라이너 마리아릴케의 ‘가을날’에 대한 재해석도 가한다. ‘가을날’이 향하는 초월주의 사상을 현대인의 지나친 물질 경도로 생의 목적을 상실한 채 표류하는 현대인에 대한 메시지 전달의 의미로 재해석한다.

시를 통해 생태영성주의를 결합하며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강조하는 생태대의 개막을 부르짖는 그의 특수성은 그 자신 시인으로 활동해온 이력과 박사 과정 초기에 신학을 공부하다 생태사학으로 전환한 이력과 관련된다. 시와 신학을 두루 섭렵하면서 이 둘의 결합을 통해 생태영성주의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신학박사 과정을 이수하면서 신학의 문제만으로는 현생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생태주의와 영성주의를 결합해야만 한다고 깨달았다. 생태영성학으로 박사학위 받은 것은 내가 최초다.”

그는 “영성을 기반으로 한 생태주의로 지금 변하지 않으면 모두 공멸할 수밖에 없다”며 그 근거로 지구 온난화의 역사를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350만년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번성하면서 살기 좋았던 아프리카가 열대 기후로 변화했고, 이후 중동 지역으로 문명이 이동했지만 문명이 번성하면서 지금은 사막화 됐다.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도 역시 점점 아열대 기후로 변화하고 있고, 향후 시베리아까지 변화하면 지구는 끝이라고 했다.

그는 거듭 강조했다. “우리가 빨리 깨닫고 막지 않으면 인류의 역사는 종말을 고하게 된다. 새로운 세상, 재창조의 역사를 이루기 위해서는 영성적 생태중심사상을 실천해야 한다”고.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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