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참 이상하다
사람들은 참 이상하다
  • 승인 2021.11.10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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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경

사람들은 참 이상하다.

감성적인 사람은

생각 없이 사는 사람으로 생각한다.

사람들이 감성이 없는 게 참 이상하다.

감성이

별을 헤는 힘이고,

소리를 듣는 능력이고,

사랑할 수 있는 원천이고,

세상을 볼 수 있는 수단이고,

우주를 느끼는 슈퍼 초능력이고,

무엇보다도

사람답게 살아가는 능력인 것을

사람들은 모른다.

무덤이 가까워지면 알게 되리라.

생각과 힘으로만 살아가는 사람들의

앙다문 입술과 꽉 깨문 어금니와

두 입술 사이에서 새 나오는 명분과

태양을 향해 휘두르는 불끈 쥔 두 주먹이

달 아래 별 아래 폭풍아래 먹구름아래

아무 것도 아닌 헛발질이라는 것을...

생각이 하는 일은

아프게 남을 밟고 누르는 일 뿐이라는 것을

오늘도 감성이 내게 일러 준다

무덤 가까이서 풀처럼 누웠다 일어서며

바람처럼 살다오라고

생각으로 사는 것은 다 부질없는 일이라고

인생은 덧없이 가는 거라고 다만

죽었다 살아난 사람만이 온전히

사랑할 수 있으니

매 순간 죽어야한다고

◇유혜경= 서울生.강원도 원주에서 詩作활동 중. 서울동덕여고 졸업. 원예학, 국어국문학, 힌디어 힌디문학사 공부. 저서: 자전적 에세이 <그림자이야기>, 운명의 수레바퀴를 굴리며 노마드로 살아가는 자유로운 영혼 등.

<해설> 사람들은 참 이상하다.’라는 시선을 집중시키는 첫 행을 시작으로 인생의 큰 바다로 흐르는 행간의 확대가 점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행마다 공감하는 말들이 조탁하여 들어 있는 글은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게도 한다. 무덤이 가까워지는 것을 피부로 강하게 느낄 때까지 이 덧없는 삶은, 지금 현재가 영원할 것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을 잠시 서게 만든다. 그리고 감성적인 사람이 되게 한다. 감성적인 사람이 생각이 없지 않다는 것을 알게 하는 오늘 시인의 메시지는 깊은 사색에 빠지게 한다. -정소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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