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한마디로 대통령은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어도 된다는 말을 하고 싶다. 중요한 것은 통합과 조정력이다. 국정은 많은 체제가 종합된 총체로서 매우 복잡하다. 따라서 각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하다.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대통령이 장관을 임명할 때 전문성이 있는 경험자를 우선하는 것은 순리다. 경험이 축적된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무위원들이 자기 분야에서 역할을 잘 감당해 나간다면 행정의 오류를 최소화 할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이 통합·조정력 없이 이념과 개인적 친분 등에 얽혀 전문성이 배제된 엽관적 정치인사를 하면 많은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우리는 그 같은 현상을 문재인 정부에서 숱하게 봐 왔다. 특히 전문성과 거리가 먼 국토부장관을 임명하여 주택정책을 이십 수 차례 바꾸고 뜯어고쳐 주택 대란을 초래하였고 이것이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실책으로 기록되었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주택정책은 자신 있다는 말을 서슴없이 했다. 대통령이나 국정의 한 부분을 책임진 장관은 통합·조정을 예사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통합은 조직 내의 여러 하위체제의 노력을 조직목표 수행에 적합하도록 통일시키는 의식적인 과정이며 조정은 모든 부분 활동을 조화시키는 작용이다. 따라서 통합과 조정은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다.
오케스트라를 예로 든다. 좋은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서 각종의 악기를 다루는 연주자들은 컨덕트의 지휘에 순응하면서 자기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지휘자는 통합·조정자로서 각 연주자와 일일이 눈을 맞추고 호흡을 같이 하면서 열정적으로 지휘한다. 여기서 좋은 음악이 생산되고 청중들의 기립박수가 터진다. 국정운영도 이래야 한다. 국가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국정운영의 책임자는 국가 전 체제의 통합·조정자가 되어야 한다. 분화된 각 체제에 전문가가 아무리 많더라도 대통령이 통합·조정력이 없다면 국정 이곳저곳에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런 측면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가 운전초보자라는 말을 듣는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정직과 호혜, 열성으로 무장하여 조직체계를 관리해 나갈 수 있는 통합·조정력을 발휘한다면 훌륭한 국정의 최고 지휘자가 될 수 있다. 통합·조정에는 사람을 포용하는 능력도 내재한다.
이참에 윤 후보자에게 권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홍준표 의원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란다. 국민 다수가 원하는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야권의 단합이 최우선이다. 안 후보 역시 정권교체를 강력히 원하고 있는 만큼 때가 되면 국민의힘과 단합하자는 말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함부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안 후보의 정치적 무게를 고려하여 상응한 예우와 곁들어 대선 후보자로서 포용력을 보여줘야 한다. 홍 의원은 윤 후보자와 대선후보자가 되기 위해 각축을 벌인 사이다. 그는 당원투표에서는 졌지만 민심에서는 이겼다면서 나름대로 정치적 업그레이드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기분이 착잡할 것이다. 그는 당의 선대위에는 참여하지 않고 “청년의 꿈 플랫폼을 만들어 2040들과 세상 이야기하면서 향후 정치 일정을 가져가고자 한다”는 말을 했다. 홍 후보는 주관이 뚜렷한 정치인이다. 그의 공약 가운데 국회의원 수를 100명 줄이겠다는 주장은 필자의 생각과 일치해서 공감이 간다. 윤 후보는 홍 의원을 포용하여 당의 귀중한 자산으로 성장하도록 뒷받침 하는 것이 좋을 상 싶다.
홍 후보도 대선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주지 않기를 바란다. 홍 후보는 대구 출신 국회의원이다. 대구시민 특히 수성을의 구민들이 홍 후보가 백의종군 하겠다는 말에 어떤 감정을 가질지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한다. 대선 조직활동에 참여·불참여는 개인적 소신이지만 지역구의 민심 파악도 중요한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윤 후보는 대선주자로서 통합·조정의 정신을 각인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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