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사는 토끼와
물에 사는 거북이 둘이
산에서 달리기 시합을 한다고
그걸 말이라고 하니
웃자고 지어낸 이야기겠지만
정말 웃긴다 웃겨
거북을 꼬드긴
토끼가 나쁜 놈이지
삼척동자도 아는 경기를
거북도 마찬가지야
토끼가 자는 걸 보고도
말없이 숨죽이고 갔잖아
토끼야! 한마디만 했으면
토끼가 다 먹을 욕인데
지고도 이기는 경기인데
일등 하려고 친구에게도
나도 몰라 하는 우리 반
누구누구와 뭐가 다른데.
◇안영선=『아동문학평론』『문학공간』『농민문학』신인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한국아동문학인협회 회원, 교원문학상, 공무원 문예대전 최우수상, 해양문학상 받음, 독도사랑상 받음(동북아역사 재단), 동시집: 잠시를 못 참고, 독도야 우리가 지켜 줄게, 독도는 우리가 지키고 있어요, 대신맨, 다 함께 돌자 대구 한 바퀴 등.
<해설> 조금 약하게 비튼 성인들을 위한 잔혹동화를 읽은 느낌이다. 시인은 왜 애초에 토끼가 그런 도전을 했으며, 경기 중에 자는 토끼를 거북이는 의리도 없이 그냥 갔냐고 비틀었다. 바다와 육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 그대로 보아야하고, 비꼬지 말아야 하고, 원래의 이치를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고 시인은 말하고 있다. 어쩌면 딱 바로 보는 눈을 가지자는 시인의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동화 속의 주인공들이 지금의 누구를 말하는지 잘 생각해 볼 글을 맞이하였다.
-정소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