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하지 마세요…나는 멸종위기 Ⅱ급 ‘양비둘기’ 입니다
미워하지 마세요…나는 멸종위기 Ⅱ급 ‘양비둘기’ 입니다
  • 채영택
  • 승인 2021.11.2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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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살아야 우리가 산다> - (26) 생물다양성 보존
토종 텃새
1980년대까지 전국서 서식
집비둘기와 경쟁·잡종화로
개체수 줄어 멸종위기종 지정
새 번식지 발견
전남 구례군 60마리 이어
경기 임진강서 80마리 서식
북한 이동 후 정착도 확인
양비둘기2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 주변에서 멸종위기종 양비둘기 집단서식지가 발견됐다. 무리를 지어 먹이를 먹고 있는 양비둘기. 국립생태원 제공

생물다양성의 보존은 인류의 생존과 미래 세대를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다. 지구에 생명체가 탄생한 이래로 대략 5번의 대멸종이 있었다. 그러나 현대의 대량멸종은 멸종 속도가 빠르고 주요 멸종원인이 인간의 활동이라는 점에서 이전과 구별된다.

인간은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큰 성과를 이루었지만 자연을 생각하지 않고 발전을 거듭해 왔다. 인간이 생물다양성을 구성하는 피조물임은 분명하지만 간과되어왔다. 게다가 인간의 영역을 넘어선 생물다양성의 세계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

생물다양성은 종의 다양성,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다양성, 생물의 유전자의 다양성을 말한다. 종 다양성은 한 지역 내 종의 다양성 정도를 지칭하는 것으로 분류학적 다양성을 말하며, 생태계 다양성은 생태계에 속한 모든 생물과 무생물 간 상호작용의 다양성을 의미한다. 또한, 유전적 다양성은 한 종의 유전적 변이를 말하며, 이는 동일 종 내에서 여러 그룹 또는 그룹 내 개체 간의 유전적 변이를 의미한다.

유엔환경계획기구(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환경 보호 목적의 유엔 기구의 하나) 2000 보고에 따르면 지구상에는 약 170만 종이 알려져 있고, 미조사 종을 고려할 때 약 1천250만 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종은 10만 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며, 지금까지 조사된 종은 2만9천828종이다. 이 중 동물이 1만8천29종, 식물이 8천271종, 기타 균류 및 원생생물 3천528종이 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과 지형적 요인으로 인해 생물다양성이 풍부하다. 그러나 산림 생태계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서식지가 다양하지 않고 유전적 다양성에 대한 보고된 자료가 부족한 실정이다.

생물다양성의 가치는 농업에서 특히 분명하며, 품종개량자나 농부는 오래전부터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유전적으로 구별되는 여러 품종을 교배하여 유전적 다양성을 높이고 변화하는 환경조건에 적절하게 대응해 왔다.

또한 생물다양성은 환경오염물질을 흡수 또는 분해하여 공기와 물을 정화하고 토양의 비옥도와 적절한 기후조건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에서는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기본이 되는 협약을 체결하여 생물종을 보호하여 희귀유전자의 보전, 생태계의 다양성 및 균형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국내적 의무에는 생물다양성의 보전 및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국가전략 수립, 생물다양성 구성요소의 조사 및 모니터링, 보호지역 설정, 종자은행 설립 등 현지 내 보전 조치, 생물다양성 보전을 고려한 보전대책 및 환경영향평가 이행이 있다. 즉, 생물다양성협약은 생물종들의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생물다양성의 보전 △생물다양성의 지속가능한 이용 △생물유전자원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의 공평한 공유 등 3가지 목적으로 탄생했다.

우리나라는 총 221종의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을 지정·관리하고 있는데 지리산 반달가슴곰, 월악산 산양 등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리산의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은 곰 한 종을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지리산 전체 생태계를 복원하는 사업으로 인간과 야생동물이 공존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또한 멸종위험에 따라 환경부령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및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관찰종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은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요인으로 개체수가 크게 줄어들어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으로 생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종이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은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요인으로 개체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어 현재의 위협요인이 제거되거나 완화되지 아니할 경우 가까운 장래에 멸종위기에 처할 우려가 있는 야생생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종이다.

그리고 야생동물 밀렵 및 밀수 방지, 종별 관리대책, 국외반출 승인대상 생물자원 지정, 생태계 교란 야생동식물 지정 등을 통해 종을 보호하고 있다. 생물다양성기본법 제정 및 생물자원 마스터플랜 수립 등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양비둘기알
양비둘기 알

최근 멸종위기종인 멸종위기비둘기가 구레에 이어 연천에서도 서식하고 있는 것이 밝혀졌다(국립생태원 조류팀2021.11.24.보도자료).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최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텃새인 양비둘기의 전국 서식 범위를 조사한 결과, 기존 전남 구례군 지역 60여 마리에 이어 경기도 연천 임진강 일대에서도 80여 마리가 집단으로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양비둘기는 1980년대까지 전국적으로 서식하는 텃새였으나, 집비둘기와의 경쟁 및 잡종화 등으로 개체수가 급감하여 2017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됐다.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조류팀)는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연천군 임진강 일대 주변 지역을 대상으로 양비둘기 개체군 보전 및 관리를 위한 정밀 분포조사를 실시한 결과 새로운 번식지 3곳(교각 2곳, 댐 1곳)을 발견했다. 양비둘기는 최소 2∼3마리에서 최대 30여 마리가 무리 지어 생활하고 있었으며, 낮에는 임진강 주변의 물가나 풀밭에서 먹이활동을 한 뒤 밤에는 교각의 틈, 구멍을 잠자리로 이용했다.

또한, 연구진은 연천 양비둘기의 집단 서식 범위를 파악하기 위해 무리 중 1마리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하여 추적한 결과, 이 개체가 북한지역으로 이동하여 정착한 것도 확인했다. 북한으로 이동한 개체는 올해 5월에 부화한 어린 양비둘기로 8월 20일까지 번식지 주변에서 서식한 이후, 8월 21일 북한 강원도 김화군 임남댐 인근 서식지까지 약 70km를 이동하여 11월 3일까지 동일지역에 서식했다.

텃새로 알려진 양비둘기의 지역 간 이동에 대해서 현재까지 밝혀진 바가 없으며, 원서식지를 떠나 새로운 서식지에 정착한 것이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무리로 생활하는 양비둘기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북한으로 이동한 양비둘기 1개체와 함께 연천 지역의 다른 양비둘기 무리도 이동했을 것으로 추측되며, 이는 개체군 단위의 확산 또는 미성숙한 새의 분산 이동을 통해서 지역 집단 간 교류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국립생태원은 양비둘기의 이번 분포조사 이외에도 양비둘기 서식지 보전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집비둘기 관리, 신규 서식지 발굴 등을 위해서 민·관·연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양비둘기의 번식 생태, 서식지 이용, 유전적 다양성, 증식 기술 개발, 위협요인 관리 등 개체군 보전을 위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양비둘기 멸종은 양비둘기와 집비둘기의 잡종화 및 경쟁으로 순종 양비둘기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일부 지역의 경우 천적(쥐 등)의 침입으로 포란 포기 혹은 유조 폐사가 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양비둘기는 철에 따라 이동하는 철새가 아닌 텃새다. 물론 지역 간 이동을 통해 다른 집단과 교류가 있을 것으로 추정을 하였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명확하게 증명된 것이다.

양비둘기를 보전해야 하는 이유는 국내에서는 과거 전국적으로 분포한 기록이 있으나 최근에는 집비둘기와 경쟁 및 잡종화로 인하여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으며, 현재 전남 구례, 고흥 및 경기도 연천 등 일부 지역에서만 서식이 확인되고 있다. 개체군 급감으로 인한 종 및 서식지 보전을 위해 2017년 12월 29일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되었다.

양비둘기 보전 연구를 통해서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건강성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생태문화 콘텐츠로 활용하여 지역경제 활성화, 보호 생물과 문화재가 공존하는 생태문화 확산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인류는 5번의 대멸종을 경험했기에 6번째 대멸종에 대비해야 하며, 지금이 전 지구적으로 생물 보전을 위한 자원을 투입해야 하고 제도적으로 기반을 마련해야 할 때임을 상기해야 한다.

 

신경용<자연보호대구시달성군협의회장·금화복지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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