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전분열 중인 국민의힘
적전분열 중인 국민의힘
  • 승인 2021.12.01 20: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석형
객원논설위원
행정학 박사
내년 3월 9일 대선이 불과 100여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각종 여론 조사에서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 여론이 50%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야당으로서의 존재가치를 전혀 보여주지 못하여 문재인 정부는 '야당 복 하나는 타고났다'는 조롱을 받고 있던 제1야당 국민의 힘 입장에서는 5년 만에 다시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는 것이 현재 시중에 떠돌고 있는 내년 대선에 대한 전망이다. 지난 6.29선언을 기점으로 등장한 제6공화국은 10년을 주기로 소위 보수(노태우, 김영삼)에서 진보(김대중, 노무현)로 다시 보수(이명박, 박근혜)에서 진보(문재인)로 정권이 교체되어 왔다. 그러나 현재 문재인 정부는 출범 당시의 20년 집권 희망이 무색하게도 현재까지의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10년 아닌 5년 만에 정권을 잃게 될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그나마 희망은 정권을 빼앗아 갈 유력 야당이 당대표와 대선후보간의 갈등으로 적전분열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정부는 탄핵정국 속에서 갑작스럽게 대선이 치러짐에 따라 정권을 인수할 인수위원회도 없이 출범함으로써, 집권 초기부터 정책집행에 있어 이상(理想)과 현실(現實)의 괴리로 인한 시행착오를 거듭하여 국민들의 삶을 어렵게 만들었으나 준비시간이 부족하여 그러하였다는 것으로 많은 국민들은 이해하고 지지를 보내었다. 아마 문재인대통령의 취임사에서 가장 국민들의 가슴에 와 닿은 말은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일 것이다. 따라서 집권초기 집권을 하게 만들어준 가장 큰 촉매제인 불공정을 해소하기 위해 적폐청산이라는 기치아래 국정농단·사법개혁·검찰개혁을 부르짖으며 두 전직 대통령과 사법기관 최고수장인 대법원장까지 구속하는 등 그야말로 거침없이 사정의 칼날을 휘둘렀을 때에도 국민들의 지지는 공고하였다.

그러나 정권초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비롯한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기치아래 이루어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의 고용과 경제정책은 시장에서는 정부가 의도한 방향대로 흘러가지 않고 오히려 노노갈등과 비정규직 및 실업자를 증가시켰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정부는 급격한 팽창예산을 통해 시중에 돈을 살포함으로써 물가 상승과 부동산 가격 폭등을 불러오는 등 어느 하나 국민들의 삶을 이전 정부보다 나아지게 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가기 시작하였다. 비록 문재인정부는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각종 정책 실패에 대한 부정적인 국민 여론은 야당의 지리멸렬한 모습과 코로나 19라는 전대미문의 전염병으로 인하여 집단적으로 분출되지 못함에 따라 많은 전문가들이 열세에 놓일 것으로 예상한 21대 총선에서도 예상을 깨고 163석 이라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갖가지 악재 속에서도 버티어 오던 현 정부도 소위 조국사태를 맞이하여 그들이 금과옥조 같이 여기던 공정에 대한 치명타를 입음으로써 '내로남불' 정부라는 치욕적인 오명을 얻게 되었다. 오죽하면 현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이라는 윤석열검사가 자신들에 대한 의혹을 조사한다는 이유로 핍박(?)을 하여 역설적으로 현 정부로부터 정권을 빼앗아 오려는 야당의 대선후보가 되게 만들었고, 현재까지 더불어민주당의 대선후보보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불과 5년 만에 정권을 되찾아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 국민의 힘이 최근 보여주고 있는 행태를 보면 과연 정권을 되찾아 올 수 있을 지 회의감이 든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국민들이 50%가 넘고 있는 상태에서도 제1야당의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도는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선이 100일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에서 당대표와 대선 후보 간에 온갖 잡음이 나오고 있으니 과연 이런 상태로 대선을 제대로 치룰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야말로 적전분열 중인 모습이다.

큰일을 앞두고 당대표와 대선후보가 정면충돌하는 모습은 이유가 어찌되었던 결코 선거에서 유권자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비춰질 수 없다. 단지 권력 싸움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대선후보 경선에서 경합한 유력 정치인들중 일부는 경선에 승복한다면서도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정당의 볼 쌍 사나운 모습에 대해 지켜만 보고 있다. 선거는 어차피 주어진 선택지에서 최선이 아닌 차악의 인물에게 표를 주는 것이다. 아무리 현재 여론이 좋아도 여론은 생물이라 언제 어떻게 변할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우선 당장 눈앞의 우호적인 분위기에 심취하여 안일하게 대처하다가는 지난 16대 대선에서 불과 선거 하루 전까지 압도적 우세이던 이회창 후보가 노무현 후보에게 역전당한 경험을 국민의 힘은 금과옥조로 삼아야 할 것이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