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부동산시장, 침체 장기화 조짐
대구 부동산시장, 침체 장기화 조짐
  • 윤정
  • 승인 2021.12.0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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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공급·입주 물량 급증 부담
아파트 매매가 3주 연속 하락
거래량 5년 만에 최대치 감소
경기전망 등 대부분 지표 악화
내년에도 냉각 상태 지속 전망
대구지역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대규모 입주와 분양 물량이 최대로 집중되면서 최근 들어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과 거래량 감소, 미분양 물량 증가, 아파트 매매 양극화, 주택사업경기 위축 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대출규제까지 겹치면서 대구지역 부동산시장이 냉각기에 접어들면서 장기적인 침체 국면으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도 나오고 있다.

◇3주 연속 마이너스 매매가

2주 전, 1년 6개월(80주)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이 이번 주에도 떨어지며 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 갔다.

한국부동산원이 11월 5주(11월 29일 기준) 전국 주간아파트 가격 동향을 조사해 지난 2일 공표한 결과, 대구는 지난주 대비 매매가는 -0.03%, 전세가는 0.01%를 기록했다.

대구는 세종(-0.26%)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3주 연속 마이너스 매매가를 기록했다. 전국적으로 아파트 매매가가 하락 추세에 있긴 하지만 세종 이외 마이너스 매매가를 보인 지역은 현재로선 대구가 유일하다.

대구는 보합세를 보인 수성구와 남구를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이 마이너스 매매가를 나타냈다.

부동산원은 “대구지역은 신규 입주 및 미분양 물량 부담 지속되고 있다”라며 “동구(-0.06%)는 신기·신서동 구축 위주로, 중구(-0.05%)는 대신·남산동 위주로 하락했다. 또 달성군(-0.01%)은 유가·다사읍 신축 위주로 매물이 증가하고 가격이 하락했다”라고 밝혔다.

대구 아파트매매가는 지난해 6.94% 올랐고 올해 상반기(1~6월)까지만 해도 7.69% 오르며 매매가 고공행진을 펼쳤다. 하지만 공급·입주 물량이 대폭 늘어나자 하반기부터 지속적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광고 전문업체인 애드메이저에 따르면, 올해 대구지역에는 총 4만1천364가구가 분양을 이미 했거나 분양 예정이고 입주 또는 입주 예정 물량은 1만5천904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는 통상적으로 분양 비수기라 불리는 12월에도 대구는 2천648가구의 일반분양(청약) 물량이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애드메이저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8년~2020년) 대구지역에는 사상 최대인 7만7천832가구(2018년 2만902가구, 2019년 2만6천970가구, 2020년 2만9천960가구)가 공급됐다. 또 3만300가구(2018년 1만1천69가구, 2019년 5천790가구, 2020년 1만3천441가구)가 입주했다.

◇주택사업 경기 전망도 최악

이달 대구지역은 주택건설 사업의 체감경기 동향을 나타내는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도 최악의 수치를 나타냈다. 지난 2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대구지역 12월 HBSI는 67.8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로, 건설사들이 대구지역 주택경기 전망을 가장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주산연은 “HBSI가 60선 횡보를 하고 있는 대구를 제외한 지방광역시 중심으로 주택사업경기가 개선되고 도 지역도 주택사업경기에 대한 양호한 기대감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구지역은 다른 지역이 HBSI가 개선되면서 주택사업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정반대로 가는 셈이다.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 500곳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HBSI는 공급자(건설사) 입장에서 주택사업 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이 수치가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건설사 비율이 높다는 것을, 100을 밑돌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거래량 감소, 매매가 양극화, 미분양 물량 증가도 부채질
대구는 아파트 매맷값 하락과 함께 거래량도 2016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가 최근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9월까지 대구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만7천140건으로 월평균 거래량은 1천904건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월평균 거래량의 44.4% 수준이다. 지난해 대구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만1천395건(월평균 4천283건)으로 2011년 이후 가장 많았다.

아파트 매매가격의 양극화 현상과 미분양 물량 과다도 대구지역 부동산시장 침체의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KB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대구지역 아파트 매매 5분위 배율이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고치인 4.7로 나타나 양극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5분위 배율은 주택을 가격순으로 5등분 해 상위 20%(5분위)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고가주택과 저가주택 사이의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것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양극화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9월 말 기준으로 대구지역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2천93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해 미분양 상태로 있다.

대구는 내년에도 대규모 입주와 물량 공급이 예정된 데다 대출규제 등으로 집값 약세 등 부동산시장 냉각 상태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송원배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이사는 “대구 아파트매매가가 최근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과도하게 상승한 것에 대한 조정 국면, 정부의 대출규제, 여기에 공급과 입주 물량 증가, 거래량 감소 등의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며 “특별한 요인이 없는 한 당분간 이런 상황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윤정기자 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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