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밑 밭두렁에
아낙네들 모여 봄을 캐기 바쁘고
초벌 쟁기 뺀 논배미에
白鷺 한 쌍이 사랑을 나누고
산에는 진달래 흐드러지고
산골 꼬마들 몰려와 옹아리들
실개천 흘러내린 웅덩이에
흰구름 한가로이 春心이 녹아든다
빈집 슬레트 틀엔
원추리 소담하게 주인을 기다리며
허물어진 외양간 옆 바위틈에
곧 핌직한 산당화 망울져 아직 설다.
◇강혜지= 서울産. 한국방송통신대학 일본어학과, 월간광장 시 부문 신인상, 한국 문인협회 회원, 한양문화예술협회 이사, 다선문인협회 운영위원, 한국미술인협회 회원. 2017년 대한민국 문예대제전 문화예술부문 심사위원,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상 수상(18), 불교TV 이사장상 수상(18).
<해설> 한가로운 시골 풍경이 그려지는 글이다. 읽을수록 갯내가 빠진 순 시골의 모습이 역력함을 알 수 있는 것이 그야말로 산골의 정경이 가득한 시어들에서 알 수가 있다. 누구든 이런 풍경을 마주하면 절로 그 시골길을 걷고 싶을 것이다. 직접 가지 않아도 시인의 이런 정겨운 글을 읽으면 이미 반나절은 조용한 산책을 하고 난 뒤일 것이다. -정소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