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옥주 할머니 노래로 만난 위안부 역사 증언
문옥주 할머니 노래로 만난 위안부 역사 증언
  • 한지연
  • 승인 2021.12.1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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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 신고 30주년 기념 공연 열려
일본어판 도서에 실린 다양한 곡 선봬
이용수 할머니 출연 문제해결 의지 보여
이용수 할머니
14일 (사)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의 부속기관인 대구 중구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에서 ‘노래로 만나는 문옥주 지오그라피’ 음악공연 무대가 펼쳐졌다. 사진은 ‘위안부’ 피해 생존자이자 인권운동가인 이용수 할머니가 찬조출연해 노래를 부르는 모습. 한지연기자
“그럭저럭하는 사이에, 나는 ‘위안부’ 생활에 익숙해졌다. 일본 노래를 부르면 즐거워하는 군인이 많다는 것도 알았다. 이향란이 불러서 유행했던 ‘중국의 밤(시나노 요루)’을 대사까지 외워서 억양을 붙여 노래 불러줬다. 나는 지금도 다 부를 수 있다.”

모리카와 마치코 작가의 책 ‘문옥주 버마전선 방패사단의 ‘위안부’였던 나’ 일본어판의 일부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문옥주 할머니의 증언은 그 자체가 삶에 기반한 이야기이듯 일상과 함께했다. 문 할머니 생의 줄기에는 노래가 있었다.

문옥주 할머니 증언 속에 담겨있는 노랫말과 리듬은 ‘위안부’로서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게 했다. 문 할머니의 생생한 증언을 기억하고 노래를 중심으로 생애를 되짚어보는 기획 공연이 대구에서 열렸다.

14일 오후 (사)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의 부속기관인 대구 중구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에서 ‘노래로 만나는 문옥주 지오그라피’ 음악공연 무대가 펼쳐졌다. 이번 공연은 문옥주 할머니의 피해자 신고 30주년을 맞아 지난달 20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시간과 공간, 그리고 증언전(展)’의 부대행사 일환이다. 음악공연에서는 도서 ‘문옥주 버마전선 방패사단의 ‘위안부’였던 나’에 실려있는 10여 곡의 다양한 문 할머니의 노래를 바탕으로 한 할머니 인생이 소개됐다.

대구지역 음악가인 밴드 훌라(HOOLA), 김명환트리오는 공연을 통해 현대적인 리듬으로 ‘중국의 밤’, ‘하카다 밤배’을 소개했을 뿐 아니라 원곡을 바탕으로 재해석된 ‘버마춤곡’, ‘집시의 시간’과 ‘월드 아리랑’을 알렸다.

서혁수 시민모임 대표는 “문옥주 할머니의 증언 속 노래는 증언의 다른 형태로 매우 소중하다”라며 “‘위안부’로서 강제된 지리적 이동의 간접적 증거이자 위안소 및 관련 시설에서의 환경을 간접적으로 투영할 수 있는 자료”라고 밝혔다. 이어 서 대표는 “문옥주 할머니가 그 당시 중국, 미얀마, 일본 및 인도 등의 다양한 리듬을 익히신 개인적인 재능을 보여주신 기록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연에서는 지역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이용수(93) 할머니가 찬조출연하기도 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해 모두가 힘을 써주길 간절히 바란다”라며 염원을 담아 ‘여자의 일생’ 등 노래를 불렀다.

한편 올해는 국내 ‘위안부’ 피해자 240명 중에 김학순 할머니에 이어서 1991년에 2번째로 피해자 신고를 하신 문옥주 할머니의 피해자 신고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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