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3차접종이 끝일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3차접종이 끝일까?
  • 승인 2021.12.15 20: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석형 객원논설위원·행정학 박사
코로나 19는 세계적인 펜데믹 상황으로 우리만 겪는 일은 아니지만 2년 가까이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언제 벗어날 지 기약도 없으니 과히 단군 이래 최대 재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의 강력한 권고에 따라 지난 화요일 처와 함께 3차 접종을 위해 의료기관을 방문하였다. 마침 피 한 방울로 신속 항체검사를 하는 것이 있어 아스트라제네카를 두 차례 접종한 지 4개월이 지난 시점이라 검사를 해 보았다. 불행히도 필자나 처 두 사람 모두 항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간 아찔한 생각이 든다. 지난 4개월 동안 2차례 접종을 마쳤다고 안심하고 있었던 사실에 대해 소름이 돋는다. 연일 보도되는 백신 접종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도 코로나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2차례 접종한 것이 물거품이었다는 사실은 허망하기 그지없다. 그동안 감염이 되지 않았던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또래 지인 가운데 항체검사를 해 보았다고 하는 몇몇에게 연락하여보니 모두 항체가 없었다고 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용성에 대해 의구심마저 가지게 되는 순간이다. 이래서 정부가 3차 접종을 독촉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물론 아닐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러나 필자의 주변에서만 일어난 사실이거나 신속 항체검사가 불완전한 것이라고 치부해버리기에도 무언가 찜찜하다.

코로나 발병초기 정부는 전문가들의 해외유입 차단과 백신 확보 중요성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중심으로 한 K-방역을 자랑하면서 안전성을 빌미로 다소 느슨하게 대처한 결과 백신 확보의 시기를 놓쳐 국민들을 공포의 도가니 속에 빠지게 만들었다. 그나마 뒤늦게 확보한 백신을 통해 백신 접종률이 70%를 넘으면 집단면역이 생길 것이고, 야외에서는 마스크도 벗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접종을 독려하였다. 그리고 백신접종률이 70%를 넘어서면서 각종 변종의 발생으로 확산의 우려가 제기되었지만 오랜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친 국민들을 위로하고 정부의 약속을 지킨다는 명문으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시행하였다. 그러나 그 결과는 집단면역은 고사하고 '오미크론'이라는 새로운 변종의 등장과 함께 확진자가 연일 7000명을 넘나드는 등 폭발적 증가와 함께 위중증환자 및 사망자도 이에 비례하여 증가함으로써, 병상 부족 등 의료체계 마저 붕괴직면에 봉착하고 있다. 이와 같이 사태가 급변하자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를 꺾기 위해 방역패스와 부스트 삿이라고 하는 백신 추가접종을 강력하게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새롭게 방역패스가 적용되는 곳은 식당 · 카페 등등 16종의 다중이용시설이다. 이러한 시설에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거나 최대 48시간 이내의 PCR검사 음성 확인서가 없는 경우 이용이 금지되고 위반 시에는 행정처벌을 받게 된다. 즉 이용자는 과태료를 사용주는 과태료와 함께 영업정지 처분을 4차례 적발 때에는 시설폐쇄까지 당할 수 있다. 방역패스의 유효기간은 2차접종일로부터 14일 이후부터 6개월이고, 음성 확인서는 PCR검사 음성결과 등록시점부터 24시간이 경과한 날의 24시까지로 48시간에 불과하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결혼식장, 장례식장, 종교시설 등등 14종은 방역패스에서 제외하고 있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종교시설은 출입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방역패스의 적용이 제외되었는데 코로나 발병이후 집단감염의 사례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 중의 하나가 종교시설이다. 따라서 이를 방역패스에서 제외한 것은 생계문제가 달린 중소 자영업자들의 다중이용시설과 비교할 때 정부의 방역정책이 얼마나 자의적인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어 비난을 피할 길은 없다.

또한 백신 추가접종의 경우에도 일부에서는 방역패스기간이 6개월임에도 불구하고 3개월 만에 접종이 가능하도록 한 것은 전파력이 기존의 변종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강력한 오미크론이라는 변종이 등장함에 따라 불가피한 것이지만, 기존 백신의 효능이 미약하거나 최근 도입한 백신도 유통기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게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역당국은 3차 접종을 마치면 오미크론에 대한 면역력이 100배 증가한다는 외국의 사례를 들어 3차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정말 그렇게 되기를 학수고대한다.
필자의 경우처럼 2차례의 접종에도 불구하고 항체가 생기지 않은 사람은 3차접종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될 수밖에 없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려진 "2차 접종 이후 돌파 감염이 빈번하자 3차 부스터 샷을 맞아야 한다고 하는데 3차 접종에도 돌파감염이 나오면 그땐 4차 접종을 해야 하는 건가요?"라는 지적이 필자의 가슴에 아프게 와 닿는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